<앵커>
올해 첫 매도 리포트가 나온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당시 업계에 적잖은 이슈를 던져, 저희도 이슈 진단에서 다룬 바가 있었는데요.
그 후 한 달, 어떤 반향이 있었는지
정미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월 18일, 한화투자증권은 현대미포조선에 대해 올해 첫 매도 의견을 제시하고 향후 중립과 매도 의견이 차지하는 보고서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증권사들 또한 달라진 매매패턴에 맞춰 기존과 차별화된 보고서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이후 한 달간 나온 매도 보고서는 모두 다섯 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도 의견을 제시한 보고서가 4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새 1주일에 한 번꼴로 매도 의견을 제시한 셈입니다.
하지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던 국내 증권사들의 분위기와는 달리 매도 보고서 이후 시장은 조용합니다.
한화투자증권이 매도 의견을 낸 대우증권의 경우, 보고서가 나온 당일만 주가가 소폭 하락했을 뿐 이후 주가는 오히려 상승해 현재까지 8% 넘게 올랐습니다.
다른 종목들도 이후 상황은 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매도 의견이 나온 GS건설과 화신도 당시 주가와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3%대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다만 현대미포조선과 LG생명과학은 매도 의견 제시 이후 주가가 보합권에서 움직이다가 현재는 주가가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매도 의견에 따른 큰 주가 변동이 없자 증권사들은 매도 보고서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매도 비중을 늘리겠다는 방침에서 한 발 물러섰습니다.
<인터뷰> A증권사 기업분석팀장
"내부 목표는 HOLD(보유) 비중을 높이려고 한다. 과거 매도 의견을 내는 것까지 검토했지만, 당장 시행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시장이 HOLD를 매도로 받아들이고 있기에 HOLD 비중을 높이려고 한다."
하지만 결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매도 보고서 활성화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도 리포트는 현재보다는 더 늘어야 한다. 증권사들도 지금의 매도 리포트를 꺼리는 분위기에서 조금 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 분명히 인지하고 있어, 긍정적인 대목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간 매수 일변도의 보고서와 모호한 투자의견에 지쳤던 국내 주식시장, 과감한 시도가 새로운 문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정미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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