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규 순환출자 금지와 일가몰아주기 규제로 대표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최근 진행되고 있는 대기업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병연기자입니다.
<기자>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하자 재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무구조가 비교적 튼튼한 4대 그룹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순환출자 방식을 활용해 사업 재조정을 해 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현대와 동부, 동양 등 계열사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중인 일부 대기업들은 구조조정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정책연구실장
“우리나라는 경영권 방어 장치가 거의 도입돼 있지 않기 때문에 출자구조에 대한 구조적인 규제가 도입될 경우에는 기업집단들이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새로운 기업을 인수하는 데 있어서 장애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순환출자 규제를 소유 분산 정책의 일환으로 해석할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해 집니다.
대기업 집단을 해체해 미국식 개별회사 체제로 전환하도록 하겠다는 건데, 한국과 미국은 상황이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는 JP모건 같은 거대한 금융회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고, 자본시장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정책들이 뒷받침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인터뷰>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정책연구실장
“우리나라는 KT나 포스코의 사례에서 보듯이 소유가 분산될 경우 정부나 정치권의 영향력이 강하게 미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주주가치의 극대화라는 목표는 소원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주회사 관련 규제도 대기업들이 M&A 시장에 참여하는 데 상당한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증손회사 지분 100% 보유 규제는 손자회사의 재정부담을 야기해 M&A를 통한 신규 사업 진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재계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에 따른 후속조치로 기업 인수합병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정부 부처에 흩어져 있는 기술평가기관도 통합해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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