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증권업계는 거래대금 급감과 불완전 판매 의혹 등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불황에 국내 증권사들이 대거 매물로 나오면서 업계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 기자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증권업계는 올 한해 최악의 해를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도 버텼던 국내 증권사들이지만 최근 지속적인 업황악화에 증권사들이 대거 매물로 나오는 상태입니다.
현재 국내 62개에 증권사 중에서 10개의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왔고 국내 10대 증권사로 볼때 4개의 증권사가 매물로 나왔거나 나올 예정입니다.
이때문에 대규모로 업계 재편이 되는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지난 15일 정부는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증권사 인수합병 촉진방안을 발표하고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시행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한정된 국내시장에서 출혈 경쟁중인 60여개 증권사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복안으로 풀이됩니다.
증권회사 M&A촉진방안에 대해 김치형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리포트>
국내 62개 증권사 중 매물로 쌓여있는 증권사만 10여개.
업황부진에 알짜 매물조차 새주인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금융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금융당국이 증권사 인수합병 촉진방안으로 인수회사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지만 부실 증권사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M&A추진 증권사에 대한 인센티브는 크게 3가지.
자기자본 5천억원 이상 늘어나는 M&A를 추진하는 증권사는 투자은행(IB) 자기자본 요건을 3조원에서 2조5천억원으로 낮췄습니다.
이렇게되면 기존 5개 대형 투자은행(IB) 이외에도 신한(2.2조), 미래(2.1조), 대신(1.6조), 하나(1.6조) 등 자기자본이 3조원을 밑도는 증권사들도 인수합병을 통해 IB업무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원금보장형 개인연금신탁 업무를 허용해주고 사모(헤지)펀드 운용업을 우선적으로 허용해주기로 했습니다.
이외에도 연결회계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도입을 통해 자회사 출자금을 자본에서 전액 차감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다만 5년이내 합병을 성사시키지 못했을 경우 인센티브로 부여 받은 업무의 신규취급이 금지됩니다.
반면에 부실 증권사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기준은 한층 강화됩니다.
[인터뷰] 서태종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앞으로는 2년 연속 작자가 발생하고 자기자본대비 외부차입비중이 높아 부실 우려가 있는 증권회사에 대해서는 경영개선 권고 및 요구조치를 강구할 수 있도록 적기시정조치 기준을 개선하겠습니다"
현재 적기시정조치 요건인 NCR 150% 미만 규정만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레버리지규제가 도입됩니다.
레버리지규제 도입으로 경영부진 증권사의 외부차입에 의존한 방만한 경영을 차단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경영개선이나 M&A 등 구조조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입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증권사 인수 합병 촉진방안을 계기로 증권회사간 M&A가 활성화될 경우 금융투자업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자본시장의 활력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촉진방안을 보면 가장 중요한 건 M&A를 추진하는 증권회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경영부진 증권회사에 대해 적기시정조치 기준을 강화한다는 거 같습니다.
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앞서 말씀드렸듯이 M&A를 추진하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투자은행 자기자본 요건을 3조원에서 2조5천억원으로 낮춰주고 개인여금신탁업무와 사모펀드운용업 겸영 허용이란 당근을 제시했습니다.
요건을 낮춤으로써 4개정도의 중대형 증권사들에게 기회가 생긴 셈입니다.
또 자기자본이 1000억원에서 3000억원 이상 증가하는 M&A를 추진하는 증권사들에 원금보장형 개인연금신탁 업무를 독점적으로 허용해 주기로 했습니다.
개인연금신탁은 연간 1800만원 범위 내에서 5년 이상 납입시 소득공제 혜택 (연 400만원 범위 내에서 저축금액의 100%)이 주어지는 상품입니다.
이는 많은 시중 투자자금이 유입되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한 것입니다.
M&A로 자기자본이 500억~1500억원 이상 증가하는 증권사들에는 사모펀드 운용업을 허가했습니다.
개별 증권사 기준으로 산정되는 기존 NCR제도에서 다른 증권사를 자회사로 인수하면 출자금 전체가 자본에서 차감되며 NCR이 급락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결회계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지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반면 경영이 부진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적기시정조치 기준을 강화하기로 해 퇴출의 길을 더 열었습니다.
증권사가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이 900%이상이거나 레버리지 비율이 1100% 이상이면 금융위로부터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습니다.
또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레버리지 비율이 1100%이상이거라 레버리지 비율이 1300%이상인 회사는 바로 경영개선 요구조치를 받는 것입니다.
결국 이번 방안들이 당근과 채찍을 함께 줬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당근으로 제시한 종합금융투자사업과 개인연금신탁 판매 등의 내용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 시큰둥한 반응이라고 하는데요.
<기자>
네. 자기자본 규모는 2조원이 넘지만 IB 사업권이 없는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증권 정도가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5천억원 이상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M&A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으나 사업자만 늘리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형 IB로 지정된 KDB대우증권이나 삼성증권 등 5개사들도 뚜렷한 사업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개인연금신탁 판매 허용 역시 연금저축 상품에 대한 세제혜액이 소득공제에서 세약공제로 바뀌면서 투자매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증권사 수익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또 M&A에 있어서 피인수 회사가 될 증권사에 대한 이점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M&A는 결국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합의해야 하는데 전자에만 인센티브가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촉진 방안에 대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한 증권사 보고서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M&A에 IB 자격을 연계한 방안에 대해 IB 업무는 대형사 안에서도 이미 과점이 진전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후발자의 실익은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또 증권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한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M&A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고용 승계 등을 감내하려 할지 의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앵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미 시장엔 매물로 나와있는 증권사들이 있지만 매각작업엔 속도가 붙고 있지않은 상황입니다.
그나마 대형사인 우리투자증권만 구체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시장에는 동양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이 매물로 나와있지만 이렇다할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지난 16일 우리금융 민영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우리투자증권만이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마감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어예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KB와 NH농협, 파인스트리트,
고심 끝에 세 곳 모두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 본입찰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제부터 관건은 가격입니다.
1조 2천억원에서 1조 4천억원대로 호가되던 우리투자증권이지만 본입찰에 참가한 세 곳은 당초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사 평가 결과, 우리아비바생명과 저축은행 등은 되려 마이너스라는게 공통적인 반응입니다.
여기에 내년 M&A 시장에 나올 동양증권과 현대증권, KDB대우증권 등의 매물이 복병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들 증권사들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가격보다 낮은 1조원이 안되는 가격에서 거래가 가능 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KB와 NH농협금융지주가 총 자산 1위, 자기자본 2위의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경우 초대형 증권사의 탄생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파인스트리트 측도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되파는 방향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며 "책임경영체제를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IB)로 육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우리투자증권의 새로운 주인을 결정할 방침입니다.
<앵커>
우리투자증권이 매각이 된다면 앞으로 증권업계 지각변동을 촉발하는 시발점이 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어떤가요?
<기자>
네. 누가 인수하든 결국 우리투자증권의 매각으로 증권업계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투증권에 이어 대형 증권사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우선 산업은행 계열사인 업계 1위 대우증권이 내년 7월로 예정된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간 통합에 따라 매물로 나올 예정입니다.
우리투자증권 매각이 이뤄지고 나면 KB금융과 농협금융 가운데 인수에 실패한 쪽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매각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동양증권도 동양그룹 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법원이 조기 매각을 인가했고 대만 1위 증권사인 유안타증권이 인수전에 돌입한 상황이라 매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대증권 역시 모기업의 유동성 악화로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현대상선은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현대그룹 차원에서 현대증권 지분 매각을 비롯한 다양한 자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최근 증권사들의 매물이 계속해서 나오는 가운데 이번 M&A촉진방안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 또 증권업계가 재편돼 증권업계의 지속적인 불황을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신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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