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 2부 - 이슈진단
삼성선물 정미영> 달러/엔 환율이 지난 4~5월에 103엔 넘은 이후로는 계속 횡보 장세를 보였다. 90~100엔 오르려는 시도가 번번히 무산되었는데, 이번 11월 14일 100엔을 처음으로 돌파했고 지난 주에는 4개월 반만에 101엔 대에 진입을 하면서 현재 고점을 101.90엔까지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파른 엔화의 약세가 엔/원 환율을 끌어내리면서 1,070원이라는 연저점을 깨고 현재1,040원까지 내려와있는 상황이다.
연초에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당시 엔/원 환율은 1,150원이었다. 지금은 1,040원 대니까 그때부터 오히려 엔/원 환율이 훨씬 낮은 상황인데 당시의 엔/원 환율 급락이 문제가 되었던 이유는 엔/원 환율의 하락세가 너무 가파르게 진행됐었고, 그 당시에는 엔화는 약세로 가고 원화는 강세로 가면서 엔/원 환율이 더더욱 벌어지는 모습이었다.
엔/원 환율은 작년 10월 정도에 1,400원 정도에 있었는데 불과 2~3개월 만에 1,150원까지 떨어지면서 무려 20% 이상 절상이 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이후로 1,100원 중심으로 등락을 하다가 하락한 것이고 하락폭만 따지면 10개월여에 거쳐 10% 절상된 수준이다.
물론 이 절상도 적은 것은 아니지만 작년부터 올해 넘어오면서 굉장히 가파르게 진행됐던 엔화 약세에 대한 충격보다는 훨씬 더 완화가 된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엔/원 환율 자체가 떨어진 것에 시장이 적응을 했기 때문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엔/원 환율이 떨어질 때 엔화 대 원화 환율이 떨어진 것이 우리 경제나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컸다. 특히 과거의 데이터를 가지고 엔/원 환율 급락을 우리의 경제여건에 대입을 해보면 굉장히 부정적인 지표들이 많았다.
실제로 올해 진행되었던 수출 여건이나 기업들 실적을 보면 우려만큼 부정적인 여파가 크지 않았다. 그 우려 이전의 데이터를 대입했던 그 당시 상황과 지금은 달라진 점이 굉장히 많다. 일본이 그동안 시장 잠재력을 잃어버린 것, 대신 우리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고 제품의 경쟁력이나 지역의 다변화를 상당히 이루었다는 부분을 보면서 시장에서 안도했다.
그렇기 때문에 엔/원 환율 수준이 연초보다 낮긴 하지만 연초만큼 시장의 우려를 크게 자아내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지금 엔/원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세가 여전히 점쳐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 달러 엔 환율이 오른 이유는 달러 쪽 요인과 엔화 쪽 요인이 혼재돼있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에 대한 기대감이 달러화를 상승으로 이끌고 있지만 달러 엔 환율로 놓고 봤을 때는 엔화의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 주에도 BOJ총재가 추가적인 양적 완화에 대한 힌트를 주면서 시장에서 엔화 약세를 다시 한 번 드라이브 걸고 달러 강세를 하고 있는 양상이다. 엔화가 달러에 대해서만 약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많은 통화에 대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즉 엔화 대 원화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엔화가 많은 통화에 대해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연초 이후 엔화가 주요 통화대비 얼마나 절상이 됐는지 비교해보면 지금 엔화의 약세가 통화 별로 어떻게 차별화되었는지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중국 위안화는 안 움직였기 때문에 제외를 하더라도 유로, 스위스, 한국, 미국, 영국 등 통화에 대한 엔화 약세가 상당히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는 반면 캐나다, 브라질,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통화에 대한 엔화의 절상폭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경제 펀더멘탈이 취약해서 달러화 강세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 통화들은 엔화에 대한 강세 폭이 상대적으로 덜했고, 반면 우리처럼 펀더멘탈이 비교적 견조해 달러화 강세 영향에서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 통화들은 엔화 약세에 따라서 통화의 강세가 진행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엔화 약세가 모든 통화에 적용이 되기보다 각국 펀더멘탈에 따라서 강세요인이 있는 통화들이 엔화에 대해서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전부 FRB 따라하기가 일반화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시장전망은 굉장히 심플했다. 그런데 이 양상이 작년부터 점점 복잡해지기 시작 했고 올해는 더더욱 혼란스러워지고 내년에도 이러한 행보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양적완화 기조에 맞춰서 느슨한 완화 정책을 펴고 있는 나라는 멕시코, 한국, 칠레, 캐나다 등이다. 반면 향후에 양적완화가 축소 될 경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나라는 오히려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을 하고 있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인도가 해당 되고, 미국이 양적완화를 앞으로 축소한다고 하지만 지금 경제여건이 그다지 좋지가 않아 오히려 자국 경기를 부양해야 될 필요가 있는 나라들은 더욱더 공격적인 완화 정책을 펴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 얼마 전에 금리인하를 단행한 유로존, 그 외에도 호주, 터키, 태국 등이 이러한 부류의 속할 것이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할 때는 같이 동참하는 흐름이 펼쳐졌지만, 이것을 빠져 나오는 과정에서는 결국 각국의 경제 여건에 따라 자기에 맞는 통화정책을 펼 수 없는 여건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특히 내년에는 선진국 통화 간 통화정책 변화가 보다 환율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이다.
정부가 크리티컬한 포인트에서는 한 마디씩 해왔다. 오늘도 엔/원 환율 하락세가 가파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시장 심리를 다잡기 위한 구두 개입성 발언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엔/원 환율은 정부에서 방어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달러/엔 시장과 달러/원 시장을 들어가야 되는데 달러/엔 시장은 우리가 건드릴 수 없고, 달러/원 하락을 막음으로 해서 엔/원 환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식의 대응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엔/원 환율 자체를 방어하기 위해 강력한 시장개입을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연내에는 1,050원 정도의 저점을 유지하기 위한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추구할 것이다.
저점을 받고 저점 부근에서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이 나왔다. 반등을 하려고 했지만 달러화 강세라는 반등에 유리한 재료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계속해서 반등 시마다 쏟아져 나오는 업체들의 물량이 환율 상승을 강력하게 막고 있다. 그래서 최근 흐름을 통해 저점과 고점을 단기적으로 확인을 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최근 거래가 부쩍 부진해지고 있다.
외환시장 거래량이 11월에는 하루에 50~60억 달러 정도로 매우 작은 규모에 그치는 등 시장이 철저한 관망세로 일관하고 있고, 업체들도 방향성에 대한 베팅보다는 실수요 물량을 처리하는데 집중을 하고 있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달러화 강세와 정부의 개입이라는 부분은 환율 하락을 지지하겠지만 수출 업체의 꾸준한 달러 매물이 환율의 상승을 가로 막으면서 당분간 1,060원 부근에 굉장히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질 것이다.
달러/엔은 이전 고점이 103엔 중반인데 최근 102엔 부근까지 올라갔다. 굉장히 어렵게 100엔 위로 올라갔기 때문에 여기서 상승세가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기보다 추가적으로 고점 넓히기 작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중기적으로 보면 105엔 선이 타깃이 될 것이다.
거기까지 가는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겠지만 달러/엔 환율은 어쨌든 추가적인 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반면 달러/원 환율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연동하는 폭은 여전히 미진한 흐름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최근 엔/원 환율 하락세가 가파르긴 했지만 여전히 엔/원 환율은 추가적인 하락 압력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기술적으로 보면 1,020원, 심리적으로 1,000원선이 향후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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