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시장 포화로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당면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내년 역시 방어적인 경영을 할 수 밖에 없지만 당국의 요청을 뿌리치기 힘든 은행들은 난감할 따름입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조만간 발표되는 당국의 금융비전에는 은행들의 해외진출 방향과 전략 등이 포함됩니다.
수익확보가 정체된 은행들의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으로, 당국은 규제 완화 등을 약속하지만 정작 은행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내년 역시 대내외 변수가 많아 리스크 관리 등 방어적인 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자칫 무리한 해외진출로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대내외적 리스크 요인들이 잠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들도 내년에 전반적으로 수익성 크게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등에 진출해 있는 국내은행의 한 은행장은 해외진출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해외진출이 현지 고객이나 기업 대상이 아닌 교민이나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에 국한돼 있는 초기의 형태를 벗어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미 진출했다가 IMF 이후 줄줄이 철수한 바 있어 현지 정부와 돈을 맡기러 오는 고객들의 신뢰 회복도 여의치 않다는 설명입니다.
당국이 국내은행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동남아와 중국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은행권 관계자
“금융인력, 인프라가 경쟁력 갖춰야 가능한데 동남아나 중국의 경우 절대 우위는 아니지만 선진국 회사들 진출해 있기 때문에 진출형태 자체가 어쩔 수 없이 진출하는 형태일 뿐”
해외진출의 핵심 요소인 현지화에서도 자국 은행과 선진 은행들에 한참 뒤쳐진다는 것입니다.
중장기 계획과 수익모델,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당국과 은행 수장들의 단기 성과주의에 따라 손실을 떠 안을 수도 있는 해외로 떠밀리고 있다는 반응입니다.
당국이 선례로 꼽는 맥쿼리의 경우도 해외진출시 건물매입, 공공인프라 투자에 대한 분석 능력 등을 갖춘 이후 진출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금융의 글로벌화’라는 당국의 명제 하에 `해외로 나가는 시늉은 해야 될 것 같다`는 은행권의 하소연에서 당국의 드라이브가 자칫 은행들에게 새로운 리스크를 안겨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엿볼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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