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재무구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SK해운 등 해운업계 빅3는 차입금 의존도가 70%를 돌파하는 등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병연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차입금 의존도가 ‘위험’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500대 기업 중 전년도와 비교 가능한 297개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가 29.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자료제공:CEO스코어)
조사 대상 기업의 46%인 137개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넘어섰고 1년 전에 비해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진 기업도 160곳이나 됐습니다.
30대 그룹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절반이 넘는 17개 그룹의 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돌파했고 18개 그룹은 1년 전 보다 높아졌습니다.
30대 그룹 중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높은 그룹은 현대그룹으로 무려 64.5%에 달했고, 효성(57.4%)과 동국제강(51.8%), 한진(51.2%) 등도 50%를 넘어 고위험군에 속했습니다.
<인터뷰>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이사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지는 경우는 두 가지거든요. 경기가 좋아서 투자가 필요할 때는 당연히 차입금을 늘리겠죠. 그런데 저희가 분석해 보니까 작년과 올해 투자는 거의 제자리걸음이었고, 그렇다면 나머지 한 가지 경우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차입금을 늘리는 건데, 운영자금용으로 차입금을 늘리는 것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도산 위기까지 갈 수 있다는 의미니까요.”
업종별로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운송업종이 48.9%로 가장 높았고 공기업(38.7%), 조선·기계·설비(35.3%), 상사(35.1%)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기업별로는 SK해운의 차입금의존도가 무려 86%에 달했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각각 77.8%, 70.8%로 해운 3사가 나란히 ‘톱3’를 차지했습니다.
차입금 의존도란 총자산(부채 및 자본 합계)에서 차지하는 차입금 비중을 백분율로 표시한 재무지표로 보통 30%를 넘으면 위험한 것으로 평가합니다.
차입금은 장·단기차입금과 기타차입금, 사채 등 이자를 고정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부채인 만큼, 차임금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 사정이 안좋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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