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봉급생활자에 대해 근로소득공제 한도를 높여 추가 세 부담을 없애거나 크게 줄여주기로 했는데요. 이로 인해 발생한 세수 결손 4400억원 중 상당 부분은 결국 대기업들이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박병연기자입니다.
<기자>
정부는 중산층 세부담 논란이 거세지자 세법 개정안을 발표한 지 불과 닷새만에 수정안을 내놨습니다.
세 부담이 늘어나는 기준을 연소득 3450만원에서 5500만원 이상으로 높이고, 7000만원 이하에 대해서 세 부담을 크게 낮춰주기로 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세수 감소분은 4400억원.
이 돈을 고소득 자영업자와 대기업으로부터 걷어 보완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입니다.
하지만 현금영수증 의무 발급 대상을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추더라도 고소득 자영업자로부터 추가로 걷을 수 있는 세금은 1000억원 남짓.
나머지 3000억원은 대기업들이 부담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 돈을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세액공제 등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ㆍ감면 혜택을 더 줄이고 역외탈세 등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현가능성은 낮습니다.
비과세ㆍ감면 혜택의 경우 기존 10%에서 대기업은 3%, 중견기업은 4%, 중소기업은 5%로 줄인 상태고, 세무조사를 통해 세금을 추가로 걷는 것도 말차럼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2조3천억원 규모에 이르는 연구개발비와 인건비, 재료비 등의 세액 공제 항목을 건드리지 않고는 이 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입니다.
이미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원입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만큼, 대기업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세금 규모는 9월 정기국회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중에는 자산 5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소속된 대기업에 대해서는 R&D 세액공제 혜택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급진적인 내용도 담겨 있어,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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