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용보증기금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담보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연의 공적기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정부가 관치금융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임기가 다 된 경영진 교체를 미룬 것이 또 다른 관치금융으로 나타났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김동욱 기자입니다.
<기자> 신용보증기금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이번달 17일 안택수 이사장의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은 정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홍영만 금융위 상임위원이 후임 이사장 후보로 거론됐었지만 관치금융 논란에 얘기가 쑥 들어갔습니다.
오는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늦어도 다음달 중에는 결정이 나야하지만 깜깜 무소식인 상황.
이사장 선임 과정이 두달여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감사와 전무 등 주요 경영진의 임기 역시 이미 종료됐지만 임원추천위원회 재개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이런 경영공백 속에 담보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신보의 설립목적도 뒷전이 되고 있습니다.
신보가 취급하는 보증 중 신용등급 보통 이하의 중소기업에 대한 비중은 2007년 56%에서 2011년 29%로 급감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감사원에 이어 이달 국회예산정책처 등이 담보력이 미약한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지원을 확대하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대기업 회사채 시장 지원방안과 관련해서는 이미 임기가 끝난 경영진이 책임지지 못할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신보 노조는 조선, 해운, 건설 등 취약업종 대기업의 회사채 인수를 위해 중소기업 보증 재원과 신보 존립을 담보로 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봉희 신보 노조위원장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관입니다. 그런 신보의 존립과 중기 재원을 담보로 대기업 회사채 지원한다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대기업을 살려야 낙수효과가 생긴다며 대기업 지원도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정책금융 체계 개편의 불확실성과 부실 대기업 지원에 대한 논란 등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신용보증기금.
정부가 관치금융 논란을 피하기 위해 경영진 교체를 미룬 것이 또 다른 관치금융의 폐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동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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