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까지 불러일으키는 여드름흉터
여드름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라 대인기피증을 불러오고 우울증, 심지어 자살충동까지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여드름을 앓은 후 생긴 흉터는 쉽게 없어지지 않고 영구적으로 지속된다. 여드름흉터는 누구나 있지만, 그 중 광범위한 부분에 깊은 흉터를 가진 경우는 기존 치료법으로는 개선이 쉽지 않다.
이처럼 깊고 넓게 여드름흉터가 퍼져있는 경우는 ‘심부레이저박피술’로 흉터 부위를 깎아내서 새로운 피부를 돋아내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경우 시술 후 다시 흉터가 구축되거나 색소침착이 되고 홍반이 오래 지속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널리 시행되지는 못했다.
22명의 환자 중 19명의 환자, “치료 후 개선 정도 우수하다”
이번 학회지에 보고된 ‘한국형 심부레이저박피술’은 효과는 있지만 부작용 때문에 꺼려졌던 기존 심부레이저박피술에 대한 걱정을 감소시켰다는 데에서 그 의미가 있다. 이 치료법은 유럽레이저학회지 『Lasers in Medical Science』에 연세스타피부과 연구진(강진문, 김영구, 이상주, 정원순)과 가톨릭대 피부과(김혜성)가 ‘Ablative non-factional lasers for atrophic facial acne scars: a new modality of erbium-YAG lasers resurfacing in Asians’(함몰된 얼굴 여드름흉터를 위한 비분획성 박피레이저 : 아시아인에 대한 어븀야그 레이저박피의 새로운 방법)를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논문에서는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 사이에 심한 여드름흉터를 가진 25~44살 사이의 2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국형 심부레이저박피술’에 대한 블라인드 사진평가 결과, 19명인 86.3%에서 개선효과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중 절반이 넘는 12명에게서는 개선 정도가 탁월하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시술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 조사에서도 ‘한국형 심부레이저박피술’의 우수함이 드러났다. 연세스타피부과의 김영구 원장은 “시술 받은 22명의 환자 중 72.7%인 16명은 매우 만족, 나머지 6명도 다소 만족한다고 답했다”며, “대부분의 환자가 심부레이저박피술 전에 다른 방법으로 여드름흉터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임을 감안할 때, ‘한국형 심부레이저박피술’은 난치성 여드름흉터 환자에게 아주 유용한 치료”라고 설명했다.
쇼트펄스+듀얼모드 어븀야그 레이저 동시 치료로 단점 보완
비교적 깊게 깎아내면서도 주변부 열손상 최소화로 치료효과는 높여
이 치료가 주목 받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민감하고 색소침착이 잘 생기는 한국인의 피부특성에 맞춰 부작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예전의 심부레이저박피술은 지나치게 피부를 깎아내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색소침착과 치료과정에서 흉터를 남기는 경우가 있었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치료방법은 깊고 넓게 퍼진 여드름흉터까지는 개선이 어려웠다.
새 치료법은 비분획성(non-fractional) 레이저임에도 불구하고, 쇼트펄스(short-pulsed)와 듀얼모드(dual-mode) 어븀야그 레이저를 동시에 사용하여, 프락셔널 레이저보다 깊게 깎아내면서도 열손상을 최소화해 부작용을 줄였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피부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쇼트펄스 레이저(마이크로 레이저필)로 약하게 한번 더 깎아내는 과정도 거친다.
연세스타피부과의 강진문 원장은 “예전과 같은 정도의 깊이로 레이저박피술을 시행하더라도, 색소침착이나 홍반 등의 피부변색과 흉터 발생을 초창기 박피술에 비해 줄였다는 것이 이 치료법의 의미”라고 밝혔다.
이번 22명의 ‘한국형 심부레이저박피술’ 연구결과에 따르면 세안이 가능할 정도의 상피회복은 6~9일만에 모두 가능했다. 하지만 한 달 정도 모든 환자에게 홍반 증상이 나타났으며, 2명의 환자는 3개월 이상 홍반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었다. 22명의 모든 환자에게 박피술에 따른 2차 흉터나 세균감염, 피부염 등은 보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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