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길어지면서 금융권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인력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실물경제에 자금을 공급하는 본연의 역할도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경제회복에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김동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증권은 지난달부터 100명이 넘는 직원들을 계열사로 전출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자금이탈에 따른 거래대금 축소와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영업환경이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은 금융계열사인 생명과 화재, 카드 뿐만아니라 전자계열사까지 인력수요가 있는 곳을 찾아 `엑소더스(Exodus)`에 여념이 없습니다.
실제로 주식거래대금은 지난 2011년 하반기 1,143조원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반토막 수준인 651조원을 기록해 지난 2006년 하반기(531조원)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여기다 `버냉키 쇼크`로 그동안 수익을 안겨주던 채권투자에서도 손실이 발생하면서 증권사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져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시황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자본시장 활성화가 늦춰질 경우 하반기에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은행들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이자수익이 계속 압박받고 있습니다.
작년말 2%에 간신히 턱걸이한 순이자마진(NIM)은 올 1분기에는 1.95%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 5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효과로 순이자마진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수수료 수익을 늘리지 말라는 당국의 압박과 가계부채 증가와 대기업 구조조정에 따라 부실여신까지 늘어나면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아직까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없지만 은행들은 점포수를 더 이상 늘리지 않거나 중복점포를 통폐합 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줄이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소비위축에 따른 신용카드 이용실적 감소와 그마나 숨통을 틔워주던 현금대출을 당국이 가로막자 숨쉬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보험사들도 보험대리점(GA) 같은 다양한 판매채널 비중을 늘리거나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업권에 상관없이 금융권이 어려움에 빠지면서 본연의 자금중개기능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혁부 대한상의 금융세제팀장
"대내외 여건이 안좋은 상황에서 금융업의 내부 수익성도 안좋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기업의 대출을 축소하는 인색한 방향으로 가면서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회사채와 CP(기업어음) 순발행은 6월 들어 동시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정도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상반기에만 정기예금을 이탈한 자금이 10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갈 곳을 잃은 자금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으로 23조원 가까이 몰리는 현상을 초래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올 하반기에 금융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0년 안에 10%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연이은 불황과 답답하기만 금융시장의 흐름으로 금융권이 위축되면서 자칫 실물경제 회복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동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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