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드디어 미국 어닝시즌의 막이 올랐다. 알코아가 이번에도 역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알코아의 2분기 실적보고서를 보자. 알코아 실적이 왜 중요한지는 보고서 첫 페이지만 봐도 알 수 있다. 건설, 항공기, 가전제품, 공장, 자동차, 트럭, 음료캔까지 거의 모든 업종에 다 알코아의 제품수요가 있다. 알코아 제품 없이 전세계 소비경기가 돌아가기 힘들다는 의미다. 글로벌 초 경기민감주다.
이번 총 매출 기준으로 보니 58억 49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문가들의 예상치 59억 6000만 달러 대비 부족했다. 하지만 주당순이익은 7센트를 기록해 당초 예상치보다 1센트, 우리 돈으로 10원 상회한 것으로 나왔다. 매출은 예상에 미달했는데 순이익은 상회했다는 것은 경영의 묘를 잘 살렸다는 것이다. 이번 실적은 헤드라인 넘버로 보면 호조이지만 질적으로는 그렇게 훌륭하다는 평가를 보기 힘들다.
알코아 실적발표가 마감 후에 나왔으니 시간 외 거래동향을 보자. 먼저 장중에는 기대감을 1.41% 상승 마감했고 실적발표 직후 2%대 급등했다가 현재 세부 사항을 보고 시장이 우려를 가져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0.13% 소폭의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경제를 책으로만 배운 IMF나 OECD 수석 경제학자들의 경제전망보다 현장의 알코아나 페덱스 같은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의 경기전망이나 경기판단을 현실성 면에서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전년 동기 대비 알코아 글로벌 경기진단 중 중국을 보자. 중국성장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자동차 업종의 알루미늄 수요가 7~10% 증가를 기록하고 있고 트럭과 운송장비는 12~16%, 식음료가 8~12%, 건설이 8~10%대의 알루미늄 수요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북미대륙과 유럽은 엇갈리고 있다. 북미의 경우 자동차와 건설은 증가하는 반면 운송장비와 식음료는 감소하고 있다. 유럽은 식음료가 증가하고 있고 자동차, 운송, 건설까지 모두 감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알코아 실적이 크게 호조를 나타낼 수는 없는 현실을 파악할 수 있다.
알코아 실적이 어닝시즌의 첫 스타트를 끊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중요한 이유에 대해 팩셋 리서츠를 통해 보자. 알코아 실적이 증시의 진정한 바로미터라는 주장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우량기업들로 구성된 다우지수의 구성종목에 들어가 있고 코드명이 AA이기 때문에 맨 앞에 들어간다. 게다가 시기적으로 처음으로 스타트를 끊는 종목이 알코아다.
시장에서 하도 알코아 실적에 대해 투자자들이 예민하게 생각하다 보니 10년 동안 알코아의 실적과 향후 3개월간 미 증시 흐름을 조사해 결과를 발표했다. EPS, 주당순이익 기준 오늘처럼 알코아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을 경우 앞으로 3개월, 한 분기 동안 계속 이어지는 다른 여러 다양한 기업들의 어닝시즌을 다 포함해 이 3개월간 S&P500 지수의 상승 확률은 19번 중 15번이 올라갔고 확률로는 80% 기록하고 있다. 그때 평균 상승률이 3.6%다.
반대로 오늘과 달리 알코아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했을 경우 이후 3개월간 S&P500 지수는 21분기 가운데 11분기가 하락을 기록해 알코아 실적 실망이 향후 3개월간 S&P500 지수 하락으로 이어질 확률이 52%였고 그때 평균 하락률은 -0.5%를 기록했다.
오늘 결과로만 봤을 때 향후 3개월 동안 미 증시에 알코아 실적호조가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긍정적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호재가 전해졌다. 연방준비제도에서 발표한 미국 소비자 신용 현황이다. 미국 전체의 신용공여액을 표현한 차트를 연방준비제도에서 제공한 자료를 통해 보자.
미국 전체의 신용공여액을 개인신용카드 한도, 현금서비스 한도, 신용대출 한도 등 모든 신용자산 규모의 증감 현황이 나타나 있다. 개인과 기업의 신용공여액이 모두 더해진 것이다. 소비자금융, 기업금융 모두 포함되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5월의 미국 전체 신용공여액이 2조 7957억 달러를 기록해 전월 대비 비율로는 8.3% 증가했고 금액으로는 196억 달러가 늘어났다.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였던 130억 달러 증가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기관별로 월가에 들어있는 금융기관, 연방정부, 신용조합 등 신용공여액 모두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준에서 나온 것이다 보니 버냉키 연준의장 내일 연설에서 출구전략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하더라도 시장은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기반을 갖췄다. 소비자신용이 늘어나고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신용공여 금액이 많이 늘어나면 당연히 월가 금융사들의 수익도 늘어날 수 있고 미 경제 소비로 인한 경기부양 효과가 자신을 얻을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런 모든 호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는 코스피가 곧 삼성전자고 삼성전자가 곧 대한민국 증시다. 미 국채금리를 통해 보자. 일단 지난 금요일 고용지표 호조로 연준 양적완화가 12월이 아닌 9월 축소를 예상하고 있다는 컨센서스에 따라 2.7%까지 올랐던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상승분의 3분의 1 정도를 반납하면서 2.64%대로 다시 내려와 지난 FOMC 이후까지 약간의 하향 안정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버냉키 연설에서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이 잠깐 있었던 이후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하는 구간에서 가장 정확하게 역동조화가 나타난 것이 삼성전자의 주가다.
지난 5년치 흐름을 보면 원론적으로는 채권과 주식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대표격인 만큼 정 반대의 흐름을 보여야 맞고 국채금리와 주가는 동조화가 맞다. 그런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금융위기 직후에는 동조화됐던 정상적인 상황이 있었다가 갑자기 2011년 말 본격적으로 QE2, LTRO가 나오면서 미 국채수요가 급증하며 채권금리가 바닥에 붙어있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올랐다. 지금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 가운데 이런 수요가 분명히 같이 섞여 있다. 미 국채를 투매하면서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매도해야 하는 같은 성격의 자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삼성전자 외국인 매도세가 일정 시점에 가면 채권에서 빠져 나오는 외국 투자자금이 우리 삼성전자에 들어오면서 빈 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본다.
MSCI 한국지수를 보아도 미 증시 상승폭보다 약간 처진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외국인이 오늘 추가로 삼성전자를 매도하면서 코스피에 하방 압력을 행사하기에는 힘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 오늘은 어제의 매도세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다. 왜냐하면 51.78이라는 수치는 아직 외국인이 코스피를 1900선 위로 보고 앞에서 당겨줄 투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알코아의 실적발표, 미국의 신용공여액 증가 모두 우리나라 증시에 나쁠 것은 없다. 단기적인 외국인 매도세는 소나기를 피하고 보는 심정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지만 이제는 억울한 매를 맞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