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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살인자가 되는가> 인간내면 깊숙이 숨겨둔 잔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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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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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파괴적 본능에 다가간 끈질긴 추적!
    내 이웃의 마음속 은밀한 방을 들여다보다!



    살인 사건은 그 자체로 공포다. 그러나 우리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살인자들이 우리와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는 이웃이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살인자를 일반 사람들과 구분 지을 수 있을까? 《사람은 왜 살인자가 되는가》의 저자 요제프 빌플링은 사건 해결률 99퍼센트를 자랑하는 수사반장이자 심문 전문가이다. 지금까지 100건의 살인사건을 해결한 그는 ‘살인자는 늘 우리 안에 있다’는 명제에 수사 초점을 맞춘다. 살인자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내 이웃이 살인자일 수 있다’는 의외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겪은 살인사건들을 기반으로 살인의 동기에 해당하는 색욕, 탐욕과 살인 유형에 해당하는 토막살인, 묻지마살인 등 10가지 코드를 정리했다. 그리고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가장 경악할 만한 사건들을 이 책에 등장시켰다. “사람은 왜 살인자가 되는가?” 탐하고, 미워하고, 분노하는 인간 심리에 접근하면서 그는 이 질문에 답을 얻고자 한다. 사람은 누구나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자신만의 방을 가지고 있다. 그 방에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겠다는 파괴적 본능이 숨어 있다.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살인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해야 하는 수사관의 눈을 통해 살인자의 은밀한 방으로 들어가 보자. 뻔한 살인자 얘기가 아니겠냐고 예상한 독자라면 인간 본성에 깔린 참혹한 잔인함을 확인하는 순간 밀려올 충격과 전율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살인자의 심리를 통해 본 파괴적 본능의 진실


    얼마 전 층간소음 때문에 시비가 붙어 형제가 살해되는 끔직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식당이나 버스에서 발생한 사소한 시비가 살인으로까지 이어졌다. 살인자들은 사이코패스도 아니었고, 사회이단아도 아니었다. 이처럼 평범한 사람이 왜 순식간에 살인자로 돌변하는지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살인 동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거부당한 색욕, 부에 대한 탐욕, 조절되지 않은 분노는 가장 자주 등장하는 살인 동기다. 저자는 현대의 살인 동기가 성경에 나오는 7대 죄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세상이 바뀌고 아무리 사회적인 질서로 통제한다고 해도 살인의 동기는 언제나 인간 내부에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무서운 점은 세밀하게 전개되는 사건정황을 따라가다 보면 살인자가 살인을 하게 된 심리를 납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릴 때 받은 억압이나 이성에게 받은 멸시, 거부당했다는 환멸감이 그들로 하여금 칼을 들게 했다. 비슷한 이유로 물건을 부숴봤거나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해본 사람이라면 인간 내면에 파괴적 본능이 있다는 사실에 쉽게 수긍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누구나 살인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그들을 통해 인간 본성의 진면모를 들여다보고 스스로 경계심을 가질 수 있다.


    인간의 잔혹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인간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감정 전문가를 포함한 사법부도 살인자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한다. 이 책의 ‘2장 가정폭력’ 편에서는 폭력적인 남편에 시달리다 못해 칼을 든 굿와이프가 등장한다. 남편은 15군데의 자상을 입고 반항 한 번 못한 채 숨졌다. 그녀는 가련한 가정폭력의 희생양으로 보인다. 그런데 사건의 새로운 전말이 드러난다. 아내는 아들에게 집착하고, 남편의 물건들을 숨겨서 남편이 화를 내게 도발했다. 그녀는 교묘하게 정당방위를 꾸민 간악한 살인마일까? 이 이야기에 대한 진실에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서는 치밀하고 정교하게 심리를 읽어내는 노련한 수사관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밝히려는 자, 감추려는 자의 심리전


    몇 년 전부터 범죄수사 미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CSI, NCIS, 크리미널 마인드, 성범죄수사대 SUV 등이 있다. 범인이 아닐 거라 생각했던 사람이 범인으로 밝혀지는 반전과 기괴한 방법을 쓰는 연쇄살인마들에 대한 공포가 중독성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범죄수사 미드들이 장수할 수 있는 건 수사관들이 살인자를 밝혀내는 과학수사법이나, 심리에 바탕을 둔 심문법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특히 작은 조사실에서 이루어지는 저자와 용의자 간의 밀고 당기는 심리전이 돋보인다. 수사관이 때로는 아버지처럼, 때로는 호랑이 같은 모습으로 바뀌는 데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낸 데서 비롯된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다.
    “하지만 제가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자백할 수는 없어요.” 이런 문장은 내 말이 먹혀들었다는 신호였다. 이런 문장이 나오고 나면 일단 자백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저 도화선에 불만 붙여주면 됐다. (‘섹스와 자기애’ 중에서)
    “할 말 없습니다.” 정말로 무고한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하는 말, “난 죄가 없어요.”를 그는 단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돈의 맛’ 중에서)
    그는 짧게 “예” 또는 “아니오”로만 대답했다. 나는 그가 얼마나 내적으로 억압되어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성적인 내용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불편해하고 창피해했다. (‘공공의 적’ 중에서)


    탐하고, 미워하고, 분노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의 일부는 너무 끔찍해서 밤잠을 설치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간에 책을 덮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수사관의 시선을 따라 기막히게 이어지는 스토리와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매우 인간적인 감정선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살인범들도 사이코패스와 같은 완전히 다른 분류의 인간이 아니라 욕망에 눈이 멀고, 감정 조절에 실패하고, 열등감에 시달리는 보통 범주에 드는 인간이었다. 색욕과 탐욕, 시기와 오만이 어떻게 인간을 바닥으로까지 추락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리얼한 실화다. 그래서 저자는 살인사건을 있는 그대로 옮겨왔지만, 결국 이 책은 살인자 이야기가 아니라 스스로 파멸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끝으로 저자가 슈피겔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인터뷰의 일부분을 발췌한다. “인간은 고장 난 자동차와 같다. 우리는 최고의 창조물이 아니다. 나는 모든 인간이 살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납득하게 되었다. 파괴적 본능은 우리 모두의 안에서 잠자고 있다. 나 역시 살인 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다.”



    지은이 요제프 빌플링
    1947년 생으로,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살인전담 수사관이자 심문전문가다. 지난 2009년에 42년의 경찰 생활을 뒤로하고 은퇴하면서 ‘전설과의 작별’을 고했다. 그동안 그는 수많은 살인범들을 체포했으며, 수백 건의 범죄 심문을 맡았다. 재직 시절 그가 해결한 모살 및 고살 사건은 약 100건에 이르러, 사건해결률 99%를 자랑했다. 이 책은 그가 겪은 사건들 가운데 가장 긴장되고 충격적이었던 사건들을 통해 평범해 보이던 한 사람이 어떻게 살인자가 되는지를 살인 동기를 바탕으로 풀어나간다. 그 과정에서 인간이 살인을 하게 되는 악의 근원은 무엇인지, 여성의 살인과 남성의 살인은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살인자의 자백을 끌어낼 수 있는지와 같은 질문들에 답을 제시하고 있다. 언론은 모르고, 수사과는 말해주지 않는 인간 본성에 관한 세밀한 이야기를 그는 그 어떤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하게 펼쳐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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