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지금은 소녀시대!"
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그룹 소녀시대 콘서트 `2013 걸스 제네레이션 월드 투어-걸스&피스(GIRLS` GENERATION WORLD TOUR-GIRLS&PEACE)`가 열렸다. 이틀 동안 약 2만 명이 참여한 이번 공연에서 소녀시대는 `핑크빛 러블리` 그 자체였다.
오프닝 영상이 시작될 때 부터 팬들의 함성은 콘서트 장을 가득 채웠다. 소녀시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나오고 각 멤버의 이름이 호명되자 분홍색 불빛은 더욱 거세졌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분홍색 야광봉을 든 팬들, 콘서트를 즐길 준비는 이미 마친 상태였다.
소녀시대는 `훗(Hoot)` `애니멀(Animal)` `말해봐(Talk Talke)` `더 보이즈(The Boys)`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까지 다섯 곡을 연달아 불렀다. 특히 `더 보이즈(The Boys)`에서는 "지금은 소녀시대, 앞으로도 소녀시대, 영원히 소녀시대"라는 팬들의 함성이 널리 퍼졌다.
무대를 끝낸 소녀시대는 한동안 팬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중심을 두었다. 티파니는 "더 크게 질러 주세요"라며 함성을 유도했다. 소녀시대는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소녀시대 입니다. 모두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각자 애교 섞인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이어갔다. 이들의 애교 대결(?)은 관객들을 더욱 흥분시켰다.
막내 서현은 "일본 무대에서 보지 못했던 무대들 이 자리에서 모두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티파니는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 더욱 흥이 나죠? 여러분들에게 오늘 무대를 맡기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더욱 유도했다.
이날 소녀시대는 `지(Gee)` `소원을 말해봐` `훗(Hoot)` `오!(Oh!)` 등 히트곡은 물론, 지난 1월 발매됐던 정규 4집 수록곡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 `댄싱 퀸(Dancing Queen)` `익스프레스999(Express999)`와 함께 일본 정규 수록곡 `파파라치(Paparazzi)` `티오피(T.O.P)` `플라워 파워(Flower Power)`의 무대 등 총 27곡을 보여줬다. 특히 앙코르 무대에서는 19일 일본에서 발매될 `러브&걸스(Love&Girls)`가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 또 하나의 소녀시대? 눈이 번쩍 홀로그램
소녀시대의 콘서트 비장의 무기 홀로그램이 공개됐다. 첫 곡인 `훗(Hoot)`의 음악이 나오고 무대 저 멀리 소녀시대의 모습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는 소녀시대가 아니었다. 바로 홀로그램이었던 것. 소녀시대의 모습은 하나 둘 씩 사라졌고 팬들은 어리둥절해했다. 이 때 무대 중앙에서 소녀시대가 올라왔고 팬들은 폭발적인 함성을 보냈다.
일본 정규 2집 수록곡 `애니멀(Amimal)` 무대에서는 분수쇼가 진행됐다. 가로 20m, 세로 8m의 이 분수는 뜨거웠던 공연장을 녹이는 한편, 핑크색 의상의 소녀시대와 완벽하게 대비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한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 무대에서도 열정적인 소녀시대와 차가운 분수가 만나 더욱 큰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또한 `마이 제이(My J)` 무대에서는 지름 3.6m, 높이 1.8m 크기의 대형 케이크가 등장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대형 케이크 위에 오른 소녀시대는 머리에 붉은색 꽃을 달고 깜찍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 끝내기 싫은 소녀시대, 보내기 싫은 팬들
소녀시대는 "어제보다 오늘이 더 뜨거운 것 같아요"라는 말로 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분홍색 야광봉 파도타기. 소녀시대는 "하나, 둘, 셋"을 외쳤고 팬들은 분홍색 야광봉을 높이 들었다. 멤버 유리는 "오늘 아침, 이게 마지막 콘서트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정말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래 가자고 하니... 좋네요"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멤버 서현은 " 2년이 정말 길잖아요. 정말 기다려주신 분들 감사합니다"라고 감동 섞인 인사를 전했다. 티파니가 "퍼포먼스에 집중하다보니 토크가 약하더라고요. 갑자기 한국어로 하려고 하니 그렇고. 많이 고민하고 생각해봤어요. 제가 인터넷을 많이 안하는 편인데 듣고 싶은 곡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라고 운을 떼자 멤버 윤아는 "제가 윤티즌이잖아요. `그대를 부르면`을 듣고 싶어하시더라고요"라고 말했고 멤버들은 즉석에서 화음을 맞추고 노래를 불렀다. 또한 멤버 유리 수영 윤아는 `트윙클(Twinkle)` 춤을 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정규 2집 수록곡 `영원히 너와 꿈꾸고 싶다`를 끝으로 소녀시대의 무대는 끝이 났다. 하지만, 팬들은 소녀시대를 보내주지 않았다. 곧 이어 앙코르 무대가 시작됐고 이들은 데뷔 곡 `다시 만난 세계` `러브&걸스(Love&Girls)` `오!(Oh!)` `봄날` `트윙클(Twinkle)`을 이어갔다. 앙코르 곡을 총 다섯 곡 부른 셈이다. 오래도록, 자신들과 이 순간을 즐기고 싶어하는 팬들의 마음을 소녀시대가 제대로 이해한 셈이다.
앙코르 곡이 끝났지만 팬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벤트 안내 종이에 써 있는 것 처럼 또 한 번 `앙코르`를 외치며 더블 앙코르를 요구했다. 안내 종이에는 `박자에 맞추어서 크게 외쳐 주세요. 멤버들이 다시 무대로 나올 때 까지 끝까지 한 번 해봅시다`는 의지(?)가 담긴 글이 적혀 있었다.
◆ 우리 오래가자, 팬들의 하트 뿅뿅 이벤트
소녀시대의 팬들은 단독 콘서트를 위해 이벤트를 마련했다. 각 자리마다 이벤트 안내 종이와 `우리 오래가자♡`라는 글이 적힌 종이 슬로건, 그리고 분홍색 형광봉을 준비했다. 분홍색 형광봉은 공연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물건. 소녀시대 팬들은 통일된 분홍빛 물결을 보여주기 위해 기초적인 것에서 부터 신경을 제대로 썼다.
정규 1집 수록곡 `베이비 베이비(Baby Baby)` 노래가 나오자 팬들은 종이 슬로건 찾기에 바빴다. 바로 이 노래에서 종이 슬로건 이벤트가 진행되기 때문. `포근한 그 품으로 날 꼭 안아줘`라는 부분이 끝나자마자 일제히 팬들은 종이 슬로건을 들기 시작했다. 관객석에 불이 들어오고 `우리 오래가자`라는 감동의 물결이 콘서트장을 뒤덮었다. 팬들은 노래가 끝날 때 까지 이 종이 슬로건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이벤트를 선물 받은 소녀시대의 얼굴에서는 감동한 기색이 역력했다. 평소 울지 않기로 유명한 멤버 효연은 눈물을 쏟기도 했다.
소녀시대의 팬들은 이번 이벤트를 철저하게 비밀로 해왔다. 이에 홈페이지에서도 이벤트를 공지하지 않고 당일 현장에서만 확인이 가능하게 했다. 또한 이들은 양일 다른 이벤트를 준비하는 센스까지 잊지 않았다. 8일 공연에서는 `베이비 베이비(Baby Baby)`를 부르는 도중 분홍색 야광봉을 노란색 야광봉으로 바꾸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노란색 야광봉을 미리 꺾지 말라, 이벤트가 끝난 후 노란색 야광봉을 재빠르게 넣어 달라는 깨알같은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한편 소녀시대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내달 20일과 21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공연을 개최하며 아시아는 물론, 미주 남미 등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콘서트를 이어갈 예정이다.(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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