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된 변두섭 예당엔터테인먼트 회장의 회고록이 화제다.
예당엔터테인먼트는 과로사로 타계한 변두섭 회장을 회고하는 장문의 글을 공개했다.
지난 4일 故 변두섭 회장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변 회장은 80년대 인기가수 양수경의 남편으로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연예계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하는 그의 죽음에 연예계가 애도하고 있다.
아래는 회고록 전문이다.
1984년 예당기획을 설립하여 최성수, 양수경, 조덕배 등의 가수들을 히트시키며 가요계에 등장한다.
최성수, 양수경 등의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음악뿐만 아니라 당시로서는 다소 생소한 보사노바풍의 감성멜로디를 전한 조덕배를 발굴하여 주류 음악에 알리면서 그의 특유의 몽상가적 기질을 보여주었다.
1992년 예당음향으로 법인전환하며 그가 세상에 내놓은 음악은 90년대를 가히 휩쓸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듀스, 룰라, 김경호, 소찬휘, 녹색지대, 솔리드, 젝스키스, 임상아, 조PD, 이승철, 이선희, 이정현, 박강성, 원타임, 지누션, 서태지, 싸이 등 그에 손을 거쳐 나온 음악들이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들었다.
그는 미래를 내다보고 잠시도 쉬지않는 적토마였다. 인터넷 게임이 차세대 유망사업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온라인 게임회사 프리스톤테일을 인수하였으며 후에 온라인 댄스배틀게임 오디션을 서비스하는 예당온라인으로 키운다. 당시 매출액 800억원대의 중견게임사로 키웠다.
영화 친구의 제작사이자 당사 국내3대 영화배급사를 인수하였고 지금의 CJ E&M처럼 엔터터인먼트는 미디어, 영화 등 토탈엔터테인먼트로 가야된다고 생각하고 당시 ETN TV, 예당아트TV 등 미디어 3개사를 합병하여 미래를 준비하였으나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
지금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 대표가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제작자로 변신하며 어려움을 겪을 때 지누션과 원타임을 같이 제작하여 제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유명한 일화이다. 그는 쉬지않고 일하였고 후배들도 도왔다.
엉뚱한 변 회장은 교포들을 위문하기 위하여 무작정 구 소련으로 향했다. 1988년 고 변 회장은 당시 인기가수인 김세레나, 양수경, 최성수, 이용식 등 연예인들을 이끌고 러시아 땅을 밟았다.
구 소련의 우즈베키스탄, 알마타 등 당시 핍박받던 고려인들에게 한국인이 곁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 당시 그가 러시아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하게 될 줄은 본인도 상상하지 못하였다.
에어컨도 없는 차로 20시간 이상 달리며 변 회장은 대륙을 누볐다. 거기서 구 소련의 개혁을 이끈 5인중 1인이었던 빅토르 최를 만나고 그를 한국에 최초로 소개했다. 또 러시아 연주자들의 미공개 녹음 40만타이틀을 국내외에 발매하여 클래식 음악계에도 큰 선물을 안겼다.
이후 변회장은 한러문화교류 협회를 설립하였다.
1994년에는 레닌그라드에서 백야 축제가 열렸는데 당시 예당 소속가수이자 변회장의 부인인 양수경씨가 대상을 수상했고 지금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백야축제의 준비위원이었고 그는 나중에 러시아의 대통령의 되었다. 그리고 십수년후 그는 거기서 유전사업을 시작하였다.
사업에는 과감하였지만 자기자신한테는 너무 인색하였던 변 회장.
그는 밥한끼를 사서 먹더래도 5000원 이상 짜리를 사먹는 경우가 없었고 이웃집 아저씨처럼 걸어서 출퇴근을 했다. 그런 그가 우리곁을 떠났다.
가수 이승철씨가 너무 일을 사랑해서 그렇게 되었다는 말이 자꾸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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