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지 49일 만에 서울소재 개성공단 입주기업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검토한 뒤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21일 오전 10시에 시작된 간담회는 `모두발언`을 제외하고는 비공개로 이뤄졌다.
일부 기자들의 공개 요청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굳이 비공개 회의를 고집했다.
서울시에 요청해 받은 회의록을 보면, 기업들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손실을 메울 자금 문제와 납품공간 부족, 일자리 문제 등이다.
최동진 입주기업 대표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인한 자금난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이 애로사항을 듣고 내놓은 방안은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의 공공근로 사업 참여와 시·투자기관의 공간활용 정도였다.
정작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겠다"는 애매한 말만 남겼다.
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눠본 결과 서울시가 자금지원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도 남북협력기금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인데, 서울시는 지방세 납부 유예나 감면 등의 구체적인 해결책이 없는 것이다.
또, 개성공단 가동중단이 된 지 49일이나 지났는데 이제서야 기업인들을 모아놓고 어려움이 무엇이냐 묻는 것 또한 뒷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실 기자들은 오늘 박 시장이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한다고 해서 대안을 어느 정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일단은 애로사항부터 청취하고 실무부서 검토 뒤에 해결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서울시의 말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시장이 기업인들의 고민을 듣기까지 49일이 걸렸는데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배고파서 젖 달라고 우는 아이에게 젖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는 이유를 들어보고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말만 하는 것과 다름 없다.
박 시장과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의 간담회를 보고 아쉬움이 드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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