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에서 계속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김상경은 ‘살인의 추억’이라는 걸출한 스릴러 대표작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10년 만에 다시 스릴러 장르를, 그것도 형사 역할을 택했다. 김상경 자신도 “형사 역할을 요구한 정말 많은 작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얘기는 자연히 ‘살인의 추억’ 시절의 이야기로 돌아갔다. 20대 후반이었던 ‘살인의 추억’ 속 형사 김상경은 이제 부성애 강한 ‘아빠’ 형사가 됐지만 묘하게도 모습에는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한층 더 중후해진 지금의 모습이 20~30대 때의 풋풋한 느낌보다 더 멋지다는 평가도 많은 상황이다.
▶젊어 보인다고요? 다 염색한 거예요
김상경은 인터뷰에서 충격 고백(?)을 했다. “젊어 보인다”는 평가에 “무슨 소리냐, 지금 머리카락이 거의 반백인데...”라고 답한 것.
그는 “머리가 벗겨지지는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죠. 그런데 사실 30대 중반에는 거의 머리가 희어졌어요. 이건 다 염색한 거예요”라며 “그런데 나중에 내가 본격적으로 아버지 역할을 하게 된다면 오히려 좋은 무기가 될 것 같기도 해요”라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상경은 “‘살인의 추억’을 촬영할 때 서른이 채 되지 않은 나이였는데, 워낙 겉늙어서 지금이랑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송강호 선배도 그 때 겨우 30대 중반이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한 46살은 된 줄 알았어요. 하하하.”
그는 많은 히트작을 가지고 있지만 다작을 하는 배우는 아니다. 하지만 원숙한 40대가 된 지금은 그런 성향에도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제가 앞으로 얼마나 더 주인공만 하겠습니까. 50대에도 주인공만 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언젠가는 주인공의 아버지를 해야 할 때가 오는 거죠. 그러기 전에 주인공 하는 모습을 사람들이 많이 보고 싶다고 하기에 작품 수를 좀 늘려 보려고 합니다.”
김상경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데는 홍상수 감독도 한 몫 했다. “홍 감독님께서 영화를 워낙 많이 찍으시잖아요. 한 번은 ‘그렇게 많이 찍어도 괜찮나요?’라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점점 더 영화 한 편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짧아진다’고 하시더군요. 저도 이제 그런 것 같아요. 이해가 가요.”
▶40대지만 드라마, 예능...한계는 없어요
반백의 머리칼을 가졌으며, 50대 이후를 생각하고 있는 배우이지만 김상경은 끝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생각이다. 최근 ‘숨은 예능 신동’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만큼 방송에서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KBS2 ‘해피투게더3’, SBS ‘런닝맨’ 출연 뒤 김상경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그는 “나는 기본적으로 얘기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고 ‘수다쟁이’임을 인증했다. “저하고 만나는 사람이 편안했으면 해요. 그리고 영화는 영화로, 방송은 방송으로 봐 주는 관중의 성숙함이 있으니까요. 제가 영화에서 어떤 모습이든 방송에서 줄 수 있는 즐거움은 다 드리고 싶어요.”
‘런닝맨’을 촬영하고 나서 예능인을 존경하게 됐다는 고백도 이어졌다. “유재석 씨, 지석진 씨, 김종국 씨...다들 너무 고생하더군요. 저는 예능 프로그램이 그렇게 힘든 건 줄 몰랐어요. 유명한 얘기지만 울리는 것보다 웃기는 게 더 어렵죠. 일상에 찌든 수많은 이들을 웃게 해 주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출연이 뜸한 그지만 드라마에 대해서도 여전히 열의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드라마는 정말 시나리오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늘 시간의 제약이 있다는 게 힘들죠. 그런 만큼 시나리오가 참 중요해요. 정말 좋은 작품이 있으면 그래도 하고 싶어요.”
그는 마지막으로 “예능에서 주는 웃음과는 별개로, ‘몽타주’처럼 잘 짜인 영화를 보고 관객이 ‘이 영화 정말 잘 봤다’ 싶은 보람을 느끼면 좋겠다”고 영화배우로서의 희망을 밝혔다.
yeeuney@wowtv.co.kr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