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환율제도의 변화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중국은 2005년 7월 이전까지는 고정환율제를 취했다. 그 이후 무역 부문의 개방에 맞춰 고정환율제를 포기했다. 그 자체만으로 상당히 의미를 뒀다. 하루에 환율변동폭을 0.5%로 제한시킨 것은 과감하지 못했다. 0.5%로 유지되다가 중국의 무역자유화 정도에 따라 위안화의 변동폭이 상당히 제한되다 보니 이 자체가 중국경제 발전과 국제 위상화 문제 등에 걸림돌이 됐다.
그래서 1년 전 이맘때 1%로 확대됐다. 중국경제가 잘 나가다 보니 환율변동폭이 확대되면 결국 위안화 가치가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 등으로 인해 절상폭이 상당히 확대될 것으로 봤지만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우려와 달리 위안화환율이 6.20위안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다가 최근 공교롭게도 중국경제가 상당히 둔화됐는데도 불구하고 위안화 가치는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수준이다.
오늘 뉴욕 외환시장에서 보면 1달러에 6.17위안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안화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면 중국의 고시환율과 뉴욕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이 헷갈릴 수 있다. 중국의 고시환율은 6.22위안이다. 그러나 지금 언급하는 것은 시장의 움직임으로 6.17위안대까지 떨어져 있다. 사상 최고치를 연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신흥국의 통화가치는 그 나라 경제 실상을 반영하는 얼굴이다. 지난주 중국 1분기 성장률이 7.7% 정도로 상당히 좋지 않게 나왔다. 중국경제의 1년 모습을 보자. 중국의 작년 2분기 성장률은 7.4%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나 이것이 다시 7.9%까지 올라오다가 7.7%로 떨어졌다. 작년 2분기 7.4%였다가 7.9%로 오른 후 다시 7.7%로 떨어졌다. 이를 그래프로 그리면 저점이 2개 형성되는 더블딥 양상을 보인다.
이번 1분기 성장률 7.7%에 대해 그동안 중국경제에서 이야기했던 단기적인 경착륙 문제, 중장기적인 중진국 함정 문제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런 것이 국제 원자재 시장이나 국제 간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에 대해 단기적으로 경착륙 논쟁, 중진국 함정 논쟁이 중장기로 일어나고 있지만 위안화는 약세가 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강세가 되어 중국경제를 경우에 따라 더 어렵게 한다. 이런 이야기가 점점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자체적인 요인도 있지만 선진국에 돈을 푸는 것의 부작용이다. 선진국들은 돈을 많이 풀었다. 돈은 있다고 해서 뚜렷하고 확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상태다. 그것이 단기 부동자금 형태로 나타나고 신흥국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중국도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데 부동산 거품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돈을 푸는 것에 대한 부작용이다. 이 돈이 중국에 몰려가는 상황에서 위안화가 절상된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7.7%로 떨어졌는데 이 기간 동안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통해 전적으로 발권력을 동원해 돈을 풀었다. 그 아베노믹스 후유증으로 인해 중국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과정에서 경제여건이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중국의 위안화가 절상되고 있다.
또 중국 자체적으로 보면 시진핑 시대가 도래되면서 중국의 과제 중 대외적으로 위상이 증대되는 측면에서 위안화의 국제화 과제를 추진하는 상황이다. 시진핑의 의도와 관계 없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려면 어느 정도는 가치를 유지하지 않겠느냐는 투자자의 심리와 맞물려 위안화가 절상되고 있다.
두 가지 요인 중 특히 살펴볼 것은 아베노믹스를 비롯한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따라 중국에 자금이 흘러가는 과정에서 중국의 의도와 관계 없이 위안화가 절상되는 사태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그런 모습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아시아의 주도권 관련해 굉장히 예민한 상황이다. 여기에 북한의 김정은 사태 관련해서도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주 심각한 단계다. 이런 것이 최근 위안화 절상과 맞물려 직접적으로 아베노믹스가 원인이 된다면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최근 위안화환율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중국과 일본의 중간자 입장은 한국이다. 그래서 일본과 중국의 갈등은 한국경제에 전해지기 때문에 경제여건에 관계 없이 위안화가 절상되는 모습은 우리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왜 복잡한 양상을 보일까. 중국의 위상이 증대됨에 따라 아시아에서 경제적인 주도권을 잡았던 일본이 모든 분야에서 중국에 추격을 당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영토 분쟁을 중심으로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극우적인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한 엔저 정책에 의해 풀린 자금이 중국으로 온다면 중국은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품이 발생하고 물가가 오른다. 중국경제의 정책에서 목을 매는 역할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센카쿠열도를 비롯해 여러 가지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이 문제가 새로운 용어로 나오고 있다. 일본 경제를 이야기할 때는 엔저 문제로 풀리기 전까지 일본경제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데 유럽위기나 미국에 의해 통화가치가 거꾸로 절상된 것이 안전통화의 저주다. 이 안전통화의 저주를 일본이 발권력을 동원해 풀고 있다. 일본이 자국의 입장만 생각해 풀다 보니 다른 국가들은 피해를 입는다. 한국은 원화가 절상되어 경제여건이 2%로 좋지 않은 상태이고 원화가 약세가 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절상되는 상태다.
한국도 한국판 안전통화의 저주에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있다. 중국도 경제여건이 7.7%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 문제를 풀려면 위안화 약세가 되어야 한다. 일본이 안전통화의 저주를 풀기 위해 돈을 막대하게 푸는 과정에서 그 자금이 중국에 들어와 경제 여건이 안 좋은데 위안화가 절상되고 있다. 중국도 안전통화의 저주에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아베노믹스의 여파는 한국에게 일본이 당했던 안전통화의 저주 우려, 중국에게도 안전통화의 저주 우려를 주고 있다. 이것이 일본 아베노믹스의 후유증이다.
위안화 평가 절상, 사상 최고치 기록은 중국 입장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중국은 아직까지 수출이 환율에 의존하는 천수답 구조를 가지고 있다. 환율에 따른 천수답 구조란 어린 시절 농사를 지을 때 하늘에서 비가 잘 오면 풍작이 되고 비가 오지 않고 가물면 농부의 노력과 관계 없이 흉작이 됐던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아직까지 품질, 기술, 디자인 등 가격이나 환율 이외의 경쟁력을 갖추지 않음에 따라 위안화 가치가 환율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제여건이 좋지 않다. 의도와 관계 없이 대외적인 요인에 의해 위안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기록하고 있다. 그러면 수출이 안 되고 결과적으로 경기는 더 떨어진다. 이 문제에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를 풀어가는 과정을 보자. 과거 미국에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는 10년 이상 지속됐다. 위기를 풀어갈 때는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창구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기 때문에 선진국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것이 루비니가 결정적으로 받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수입창구 역할을 하며 미국 외화벌이를 하는 과정에서 금융위기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풀렸다. 이번 위기가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에 숨통이 트였다. 중국이 과거 신흥국에 위기가 있었을 때 외화벌이의 창구로서 미국의 역할을 대신했던 측면도 있다. 중국이 만약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위안화가 연일 절상되면 세계경제 입장에서는 더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문제에 심각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세계에서 제일 높다. 우리의 주력 산업과 관련된 분야가 대중수출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데 위안화가 절상되어 경제여건이 더 좋지 않아지면 그 어느 국가보다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위안화의 절상에 따라 중국경제가 둔화되면 우리 수출 수요 측면에서 많이 타격을 받는다. 또 외환시장 측면에서 수출 비중이 높음에 따라 지금은 엔화와 원화 간 동조화 정도가 약화된 반면 위안화와 원화의 동조화 정도는 상당히 심해졌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도 절상된다. 최근 위안화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지속함에 따라 우리 원화도 절상되며 영향을 받고 있다. 일본의 엔저는 원화를 절하시키는 요인이지만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우리 원화를 절상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우리 원달러환율이 1120원, 1130원에서 달러당 1110원대로 내려앉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까지는 위안화 절상폭에 비해 원화의 절상폭이 크지 않다.
ESI, 수출경합지수를 보면 중국과의 수출경합도가 상당히 높다. 위안화 절상폭만큼 원화가 절상되지 않는다면 환율 경쟁력에서는 유리하다. 그러나 중국의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경기가 더 둔화되면 중국에 수출이 되지 않는다. 그 문제가 더 크다. 우리가 중국에 대해 수출이 나가는 것을 보면 환율의 경쟁력 개선과 중국의 수출수요에서 나가는 것을 통계기법상 요인분석기법을 통해 보면 중국경기의 둔화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은 70%다. 위안화 절상 문제는 경쟁력에서 유리한 점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의 수출에 상당히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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