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며 한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던 정부의 움직임이 달라졌습니다.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중시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 이미 정부와 한은 간의 입장조율이 끝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연일 한국은행을 압박하던 정부가 최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열석발언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한은의 권위를 존중하는 모양새입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금통위에서 열석발언권을 행사할 것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갈지 말지 11일에 보라”고 답했습니다.
추경호 기재부 1차관도 열석발언권을 정례적으로 행사하지는 않겠다며, 오는 11일 금통위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열석발언권은 기획재정부 1차관이 한은 금통위에 참석해 정부 의견을 밝히는 것으로 2010년 1월부터 행사해 온 것입니다.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한다면 정부의 압박보다 한은의 자율 결정이라는 점이 부각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청와대와 경제부처 장관들이 비공개로 모여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서별관회의에 불참함으로써 한은의 독립성을 강조했습니다.
금통위를 며칠 앞둔 민감한 상황에서 김 총재가 회의에 참석한 뒤 금리를 인하한다면 당정청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근 정부와 김 총재의 움직임은 이미 입장 조율은 끝냈고, 한은의 독립성과 정책공조라는 2마리 토끼마저 잡기 위한 행보로 해석됩니다.
전문가들도 한은이 11일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 안팎으로 소폭 낮추고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터뷰>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
"한국은행이 경제전망을 당초 2.8%(올해 경제성장률)에서 소폭 하향조정해서 2.5~2.6%정도 수준으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정부는 2.3%으로 예상했는데, 추경이라든지 경기부양효과를 전혀 감안하지 않은 숫자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목표치 개념으로 봐서 2.5~2.6%정도 수준으로. "
경기가 회복세를 띠는 것은 맞지만 회복속도가 많이 느려 국제공조보다는 정책공조를 택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최근 엔저와 북핵리스크까지 가중되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입니다.
물가도 5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고 있어 금리 인하에 대한 부담감도 적습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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