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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기조로 고삐죄는 거시정책…주가 얼마나 끌어 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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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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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출구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될 정도로 정책추진 여건이 혼탁한 상황에서 미국, 일본 등 각국이 재차 경기부양의 고삐를 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작년 12월 이후 양적완화 조기 종료논쟁에 시달렸던 밴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올 3월 Fed 회의를 통해 종전의 경기부양 기조를 계속 유지할 뜻을 재확인했다.

    현재까지 확정됐거나 앞으로 발표될 경기부양 조치를 보면 두 가지 점에서 종전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하나는 다른 정책수단보다 자국통화 약세를 통한 수출진흥 정책에 더 집중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단순히 성장률을 끌어올리기보다는 고용창출, 특히 청소년 일자리를 늘리는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방향은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기 때문에 국제교역과 국제통화시장에 신보호주의와 글로벌 환율전쟁의 조짐이 일고 있다. 올 들어 반덤핑관세 등 각종 교역과 비교역 장벽을 활용한 각국의 신보호주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이 집중적인 표적이 되고 있다.



    미국은 6년전 금융위기를 당하자 위기 극복 3단계 수순으로 비상대책을 비교적 잘 추진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경기도 개선되고 있다. 특히 오바마 정부의 3단계(three-stage) 경기부양책¹으로 미국 경제가 위기 이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던 ‘트라이펙터(trifecta)’ 현상²에서 벗어날 조짐이 뚜렷하다.


    미국경제가 ‘트라이펙터’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무엇보다 미국경기 전망과 향후 정책추진과 관련해 커다란 의미가 있다. 미국 상무부가 전망한 시나리오대로 한다면 ‘소프트 혹은 라지 패치로, 최소한 ’더블 딥‘ 혹은 ’트리플 딥‘과 같은 비관론으로 갈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작년 12월 아베 정부 출범 이후 다른 국가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극우적 엔저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금융위기 이후 내내 일본 경제가 ‘안전통화 저주(curse under safe haven)’³에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아베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가지만 하더라도 경제여건과 관계없는 엔고로 디플레가 우려될 정도로 더 어려운 국면으로 치달았다.


    이 때문에 아베 정부는 안전통화 저주에서 벗어나는 길만이 경기를 부양시키는 최선책이자 최후의 수단이라 인식하고 발권력을 동원한 엔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메노믹스 추진 이후 엔·달러 환율은 불과 3개월 사이에 75엔대에서 95엔 내외로 20엔 이상 상승했다. 주가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30% 정도 급등했다.



    하지만 정책요인만으로 엔저를 유도하는 아베노믹스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관련자들의 협조와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극우적 엔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초기 단계에는 일본 수출업자들이 반기고 있지만 갈수록 일본 수입업자와 국민, 다른 국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엔저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런 반발을 어떻게 무마해 나가느냐에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 3월 시진평으로 대표되는 제5세대 지도부 체제가 확정된 이후 앞으로 추진될 경제정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1978년 중국이 개혁과 개방을 표방한 이래 지난 30여년 동안 높은 성장세가 지속되던 중국 경제가 2011년 하반기 이후 하강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성장능력을 알 수 있는 양극화 정도는 갈수록 심해지는 추세다.



    시진평 체제 출범 전후 중국 경제는 나라 안팎에서 경기와 관련해서는 장단기적으로 두 가지 논쟁이 일고 있다. 하나는 작년 하반기 이후 성장률이 8% 밑으로 떨어진 것을 놓고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연착륙’과 ‘경착륙’ 간의 논쟁이다. 또 다른 하나는 중장기적으로 중국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중진국 함정’에 빠질 가능성을 놓고 벌이는 논쟁이다.

    단기적으로 ‘경착륙’, 중장기적으로 ‘중진국 함정’ 논쟁을 조합하면 네 가지 성장경로(growth path)가 예상된다. ①작년 4분기 성장률이 소폭 회복된 것을 계기로 이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장기 낙관 시나리오’ ②조만간 다시 침체되는 ‘단기 낙관 시나리오’와, ③본격적인 경기회복은 2014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단기 침체 시나리오’ ④작년 하반기 이후 잠재수준 이하로 떨어진 성장률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중장기 침체 시나리오’ 등의 네 가지 ‘경우의 수’다.

    대부분 예측기관들은 중국 경제가 ‘중진국 함정’에 빠질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2010년 이전처럼 두 자리대의 성장률은 어렵고 잠재수준을 조금 웃도는 연착륙 달성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잠잠했던 유럽위기가 올 2월부터 잇달아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다시 불안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 2월 이후 스페인과 이탈리아 집권당의 부정부패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이탈리아 총선에서 집권당이 상하원을 잡는데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키프로스 사태가 불거져 나오면서 관련국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잊을 만하면 유럽위기가 반복되는 것은 유럽통합이 정착되고 효과를 제대로 내기 위해 필요한 통화통합과 재정통합 해결에는 진전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유럽위기가 제때에 해결되지 못함에 따라 회원국 간의 경제력 격차는 위기 초기 단계보다 더 심해지고 있는 점도 더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경제통합은 경제발전단계가 비슷한 국가끼리 달성돼야 역내국 뿐만 아니라 역외국에 도움이 된다. 앞으로 유럽통합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경제여건이 나쁜 회원국들의 조정문제가 계속해서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유럽통합이 계속해서 진행되기 위해서는 그리스, 키프로스와 같은 경제여건이 나쁜 회원국들을 조정해야 한다.


    회원국 조정방안은 두 가지로 하나는 차제에 위기 발생국을 탈락시키는 방안과, 다른 하나는 유로 존에 잔존시키되 독자적인 운영권을 주는 방안이다. 전자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나 유럽통합의 역사가 긴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후자는 유로 존 붕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위기 발생국이 위기극복에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에 따라 유럽위기는 ①현 체제 유지 ②유럽통합 강화 ③유럽통합과 유로화 동시 붕괴 ④유럽통합 질서회복 등의 네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다. 변수가 많지만 유로본드 발행을 비롯한 유럽위기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회원국간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가 쉽지 않아 현 체제가 상당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우리 경제는 부동산과 증시, 경기 면에서 다른 국가와 달리 움직이는 ‘트리플 디커플링(triple decoupling)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종전의 디커플링 현상은 선진권과 신흥권 간에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우리만 나타난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우리 경제 앞날과 관련해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우리 경제가 ‘트리플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고 ‘중진국 함정’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내부요인에 비롯되고 있다. 여러 요인 가운데 소극적인 정책대응과 이를 제때에 결정하고 집행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권이 가장 큰 요인이다. 특히 위기대책으로 가장 중요한 통화정책이 그렇다.



    오랜만에 박근혜 정부가 종합적인 경기부양대책을 발표했다. 추경편성, 금리 인하, 고환율, 부동산 경기활성화 등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이 포함됐다. 이번 대책을 발판으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정책당국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정책 수용층이 적극 협조해 각종 비관론을 하루빨리 불식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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