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도 있듯이 새 정부 들어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이 교체됐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행복기금 등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경제팀 김동욱 기자 나와있습니다. 김 기자,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에 어떤 인물이 발탁됐습니까?
<기자> 네. 금융당국 수장에 신제윤-최수현 체제가 구축됐습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대책반장`이었다면 신제윤 신임 금융위원장은 `해결사`로 불립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와 함께 `국제금융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신제윤 위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 때 대우그룹 구조조정, 현대그룹 유동성위기 등을, 2003년에는 SK글로벌 분식회계와 카드사태 해결을 주도했습니다.
2008년에는 재정부 국제금융차관보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최일선에서 부딪혔고,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에는 저축은행 문제를 대응해왔습니다.
이런 위기들을 헤쳐왔던 신 위원장은 `금융위기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합니다.
최수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금감원 수석부원장에서 승진기용된 첫 케이스입니다.
그런 만큼 금감원 내부 사정에 밝고 금융 현안을 두루 경험했습니다.
신제윤 위원장보다 행시 한 기수 후배로, 신 위원장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시절 같이 업무를 하면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감원장이 국정과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데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둘 다 새 정부 국정과제 이행의지를 내비치고 있는데, 우선 새 정부 들어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정책이죠? 국민행복기금에 대해서 살펴보죠.
<기자> 새 정부의 핵심 추진 과제인 국민행복기금은 대출금의 50~70%를 깎아주고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원금도 탕감해주기 때문에 역차별과 도덕적해이 역시 우려되고 있습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하우스푸어는 채무 불이행보다는 유동성 위험이 더 커 만기연장이나 장기 분할상환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국민행복기금은 사회보장 차원에서 이해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도덕적해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활의지와 고의적 여부를 전문가들이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신제윤 위원장은 금융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복지를 통해 일할 의지까지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민행복기금은 어떻게 보면 응급처치 적인 측면이 있구요. 본질적인 문제는 1천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입니다.
가계부채는 이제 총량 관리가 아니라 부채의 질을 개선하는데 초점이 잡혀 있습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협력하는 한편,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 원장은 그동안 제도권에서 소외된 서민과 취약계층이 따뜻한 금융의 울타리 속에서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입니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 위주의 `비올때 우산 뺏기식` 일방적인 대출관행에 대해 철저한 검사를 통해 시정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신제윤 금융위원장 (3.18 인사청문회)
"(국민행복기금은) 필요하다면 원금 탕감도.. 물론 모럴해저드가 있는 부분은 인정합니다만 그것 보다는 사회적으로 그동안 소홀히한 부분에 대한 배려라고 보구요. 그 부분은 분명히 복지와 같이 가야 합니다."
<인터뷰>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3.18 취임식)
"국민행복기금을 통한 서민금융부담 완화, 그동안 누적된 가계부채 문제의 연착륙 등 여러 국정과제가 원활하게 이행되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세부과제를 마련해 야무지게 추진하겠습니다."
<앵커> 금융당국 수장들이 바뀌었는데, 정권이 바뀌면 금융CEO들도 교체되기도 하는데,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금융CEO들의 인사태풍도 예고했죠?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금융수장들의 임기와 관련해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전문성을 고려해 잔여임기가 있더라도 필요시 교체를 건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장에 `국정철학` 공유하는 인사로 교체하겠단 얘기를 한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에 등용된 금융기관 CEO들이 교체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CEO들은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이 있습니다.
정권교체시 한국은행 총재가 교체된 전례는 없지만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명박 정권 경제수석까지 오른 바 있어 교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제윤 금융위원장 (3.18 인사청문회)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전문성이라고 봅니다."
<인터뷰>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현재 잔여임기가 있더라도 교체 필요성이 있다면 교체를 건의하겠다는 겁니까?"
<인터뷰> 신제윤 금융위원장
"네. 그렇습니다."
<앵커> 우리금융지주 매각 역시 뜨거운 감자인데요. 올해 다시 매각이 추진되겠죠?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 매각에 대해 국민주 방식을 제외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신 위원장은 우선 다른 금융지주회사가 인수·합병하는 `메가뱅크`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주요 은행들도 아직 세계 기준에서는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신 위원장은 큰 은행은 세계로 보내 경쟁시키고, 지방은행은 지역밀착 금융을 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자회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분리매각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산업은행 민영화나 선박금융공사 설립 등의 현안도 있는데요?
<기자> 신제윤 위원장은 산업은행 민영화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시장마찰을 해소하기 위해 빨리 민영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견과 시장 여건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선박금융공사 설립에 대해서는 각계 의견수렴, 유관기관 협의 등을 통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국가 핵심산업인 조선·해운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선박금융 지원 기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재원조달 방안, 기존 정책금융기관과의 역할분담, 통상마찰 소지 해소 방안 등 여러 쟁점에 대한 세부 검토를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앵커> 금융소비자보호에 대해서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온도차가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선 양측 모두 소비자보호 강화에 있어서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감독과 소비자보호를 분리하는 쌍봉형 체제와 관련해서는 이견이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정부조직법이 통과되면서 정부는 상반기까지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계획을 국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금융위는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금소원을 금감원에서 분리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수현 금감원장은 `국민검사청구제도`와 금융소비자보호 조직 확대 등의 카드를 내놓고 조직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최 원장이 금융소비자보호에 매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원 내에 금소원을 두어도 잘 조율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인터뷰> 신제윤 금융위원장 (3.18 인사청문회)
"소비자보호기구를 설립하고 금융소비자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정교한 시스템 구축에도 노력하겠습니다."
<인터뷰>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3.18 취임식)
"금감원에 소비자보호 관련해서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있습니다. 금소처 중심으로 소비자보호를 제대로 하는구나 느낄 수 있도록 금융감독 업무 전반에 대해서 감독, 검사, 소비자 업무를 연계시켜 가면서 다양한 소비자보호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앵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감원장은 종종 이견을 보이곤 했었는데, 신제윤 위원장과 최수현 원장은 정책과제 해결에 있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과정에서도 큰 잡음 없이 원만하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동욱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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