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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블루뉴스 최지영 기자] 어린 꼬꼬마 시절 여자들에게 가장 신비롭고 궁금한 대상은 바로 엄마의 화장대이다. 자신들은 바를 수 없는 그 무언가를 엄마는 화장대에 앞에 꽤 오랜 시간 앉아서 바른다. 그리고는 또 다른(?) 얼굴을 한 엄마를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예쁘기도 해서 엄마 몰래 자신도 무작정 얼굴에 그림을 그려본다.
뷰티북 `2만원으로 메이크업을 쇼핑하라`의 저자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지현은 이렇게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어릴 적 경험에서부터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엄마의 화장대를 보는 게 무작정 좋았다는 그.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될 거야’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고 한다.
소위 말하는 ‘천직’을 일찌감치 느꼈던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처음 대면했을 때 기자의 화장법을 꿰뚫어 보는 듯한 그 초롱초롱한(?) 눈빛. 인터뷰 내내 신나하며 묻지도 않은 화장 팁까지 술술 내뱉는 그 즐거운 열정이 천직을 가졌음을 증명해 주었다.
▲ “아이라인 잘 그리셨네요!”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만난다니 기자는 자꾸만 거울을 보게 됐다. 평소 메이크업 좀 한다는 소릴 듣는데도 전문가를 눈앞에 둘 생각을 하니 자신이 없어진다. 아니나 다를까 첫 대면에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지현은 한 눈에 기자의 메이크업을 파악했다는 표정이다. 그리고 한 마디 던졌다. “아이라인 잘 그리셨네요.” 전문가에게 듣는 칭찬은 썩 유쾌한 기분이다.
그는 직업병인 탓도 있겠지만 원래도 사람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어떻게 메이크업을 했는지 또 생김새는 어떤지, 어디가 예쁜지 자꾸만 관찰하다 보면 자신도 메이크업에 대한 많은 팁을 배우게 된다고.
“늘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화장을 해보라고 시킨 다음 나는 그것을 관찰한다. 아주 재미있는 사실은 나에겐 매우 기본적이라고 생각했던 메이크업 상식인데 대부분의 여자들은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너무 여자들을 과대평가 했나 보다.”(웃음)
혹시 나도 그런 건 아닐까 싶은 생각에 순간 뜨끔하며, 어떤 점이 그런지 되물었다. 그는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아이라인이다. 거의 대부분이 아이라인을 그릴 때 펜슬을 마치 연필을 쥐듯이 잡고 꼿꼿이 세워서 그리더라. 그러고선 잘 안 그려진다고, 어렵다고 한다”며 “특히 붓 펜슬일 경우 옆으로 눕혀서 붓의 넓은 면적을 이용해서 그리는 연습을 해라. 그러면 훨씬 쉬워진다. 꼿꼿이 세워 붓의 가장 뾰족한 부분만을 이용해서 아이라인을 그리려고 하니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는 거다”고 말했다.
순간 들고 있던 펜으로 아이라인을 그리는 시늉을 해봤다. 다행히 기자는 앞서 말한 실수는 하지 않는 듯했다. 이 모습을 본 김지현은 더 많은 정보를 주고 싶었는지 아이라인을 그리는 수많은 팁들을 쏟아냈다. 어느새 인터뷰는 뒷전이고 기자마저도 메이크업 강의를 듣듯이 화장에 관한 질문들을 주고받으며 꽤 많은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 “옆집 언니의 조언처럼 편안하고 실용적인 접근이었어요”그는 여자들에게 알려주고 또 말해주고 싶은 메이크업 지식들이 참으로 많은 듯했다. 자신의 모든 지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부 다 돌려주고 싶다고 말하는 그. 아마 혼자 머릿속에 담고 있기에는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는 ‘2만원으로 메이크업을 쇼핑하라’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은 오로지 중저가 제품만을 다루고 있다. 굳이 그런 이유가 궁금하다.
“국내에는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뷰티 브랜드가 있다. 그중 내셔널 브랜드도 상당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저렴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일수록 그 성능을 의심한다.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 더 쉽게 다가오는 가격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너무 가격과 브랜드만으로 화장품을 평가하고 있는 거다. 이런 불편한 현실에 좀 더 실용적인 화장품 구매를 도와주고 싶었다.”
실제로 김지현을 비롯한 대부분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들도 무조건 고가만을 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믹스해서 사용한다고 그는 말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을 찾는 것이라고.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고가를 쓰지 말아라’는 아니다. 그보다 편견을 버리고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 보면서 나에게 가장 잘 맞는 화장품을 고르라는 것이 요지다. 절대로 남이 좋다고 해서 따라서 사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지현은 책 속에 담긴 많은 정보 말고도 알려주고 싶은 게 무척이나 많다고 했다. 실제로 인터뷰 도중에도 그는 상당히 많은 뷰티 정보를 쏟아냈다. 스스로도 “원하는 만큼 다 써서 책으로 만든다면 백과사전만한 엄청난 두께로 나와야할 것 같다”고 말하는 그. 훗날 ‘김지현 메이크업 북 시리즈 100권 창간 기념’이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스치듯 해봤다.
▲ 자신의 장점을 파악하세요!세상 모든 여자들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자기 얼굴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라고 말했다. 너무 당연하고 쉬운 것 같은 이 말이 생각해보니 제일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거울을 보면서 ‘나는 눈이 왜 이렇게 작지’, ‘피부는 왜이래’, ‘코는 안 예뻐’ 등 단점 찾기에 여념이 없다. 참으로 스스로에 대한 칭찬에 인색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선이 사람을 바꾼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을 만났을 때 단점이 먼저 보이면 절대 그 사람이 좋아지지 않는다. 장점을 봐야 호감을 갖게 된다. 자신의 얼굴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콤플렉스 역시 누구나 있다. 하지만 장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극대화하면 단점은 커버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단점만을 찾아내지 장점을 찾으려고는 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 얼굴이 밉게 보이는 것이다. 자꾸만 자신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면서 아름다움을 키우길 바란다.”
인터뷰 내내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지현의 말을 들으니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결국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좀 더 우리 자신에게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왕초보`를 위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지현의 초간단 팁화장 초보자나 화장이 서툰 이들은 기본에만 충실하면 성공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여자의 생명은 뽀송뽀송한 피부다. 최근에는 CC크림처럼 가볍게 발리면서 피부 안색까지 보정해주는 제품들이 많다. 이것저것 덕지덕지 바르다 실패하지 말고 이런 제품들로 편하게 발라주면 된다.
두 번째는 무인도에도 가져가야할 아이템, 마스카라이다. 사람은 대화를 할 때 보통 눈을 보면서 말하기 때문에 대부분 눈이 예쁜 걸 좋아한다. 마스카라 하나만 해도 눈은 달라 보인다. 뷰러로 싹 올린 속눈썹에 마스카라를 바른 모습이 안 어울리는 여자는 없다. 화장하기가 너무나 싫은 이들은 마스카라만이라도 꼭 하자.
마지막으로 입술을 혈색 좋아 보이게 바르면 된다. 살짝 핑크빛 도는 립글로스로 촉촉함만 줘도 얼굴에 생기가 돈다. 이때 주의할 점. 입술 전체에 번들거리게 발라서는 안 된다. 가운데만 살짝 발라도 효과는 충분하다. 여기에 좀 더 사랑스럽고 싶다면 볼터치로 마무리하자. 광대 가운데에만 살짝 발라도 얼굴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장소협조=하우스 본 오스티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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