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 지난 금요일 우리증시가 1% 넘게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시퀘스터라는 초대형 재료를 맞이해야 하는 오늘 아침이 조금 부담스럽다. 지난 금요일 상승세는 그동안의 공매도나 여러 가지 하락 포지션을 접고 환매수로 끝내기 위한 상승세였는지, 앞으로 추가 매수를 위한 상승세였는지는 개장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먼저 시퀘스터 관련 내용을 NBC뉴스를 통해 정리해보자. 휴일 동안 미국 언론사들은 저마다 시퀘스터 특집을 방영하느라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주말을 보냈다. 이 가운데 NBC방송의 보도가 가장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첫 줄의 결론부터 보면 이번 시퀘스터 발효가 미국경제에 재앙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그런데 이런 시민들의 분노는 부메랑이 되어 결국 워싱턴을 타격할 것이라고 나와 있다. 시퀘스터가 재앙 수준의 악재가 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NBC 방송은 가장 중요한 국방비에 대해 이야기했다. 비록 시퀘스터가 이미 발효됐어도 첫 예산 삭감은 최소 4월 이후에나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로써 지난해 말 재정절벽 이후 미 정치권의 두 번째 대국민 인질극은 엄청난 비난의 화살을 맞으면서 결국 실패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얻고 있다는 내용이다. 지난 금요일 미국증시의 의연한 상승세가 설명된다.
현재 미국 일반 시민들의 표심은 어떤지 살펴보자. 폴리티코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종편처럼 선거 때 뜬 언론사가 바로 폴리티코다. 미국인들의 민심을 가장 현실적으로 드러내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에는 특이하게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설문을 실시하되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 답변을 요구했다.
개인적으로 어떤 느낌이 드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부정적인 정서가 있다고 답한 사람이 44%다. 그런데 중립이라고 답한 사람이 24%로 생각보다 크다. 그리고 오히려 긍정적이다, 미국은 예산삭감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답변이 11%나 나왔다.
이번 설문에서 등장한 단어들을 정리하자면 재앙이라는 표현도 물론 있었고 그 못지 않게 바람직하다는 표현이 두 번째로 많이 등장했다. 이번 시퀘스터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한 사람 비율, 44%는 오바마 대통령 지지율과 일맥상통하는데 이런 면에서 미국 국민들은 이번 시퀘스터를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뻔한 정치적인 이슈로 생각하고 있고 오히려 시퀘스터가 좋은 것이라는 11%는 여전히 존재하는 공화당 골수팬, 지금도 시퀘스터에 대해 중립이라고 답한 사람이 24%나 된다는 것은 더 의미가 큰 것으로 봐야 한다.
시퀘스터가 대한민국에 미치는 영향을 어떤 항목과 수준으로 짐작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S&S는 이번 시퀘스터 발동으로 인한 국방비 감축이 한국,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주군 미군의 방위력과 대응능력을 감쇄시킬 수 있다는 인터뷰 내용이 나와 있다. 일본과 한국의 미국 사령관은 지난 주말 인터뷰를 통해 이와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대신 아직은 비상사태나 준비태세에 돌입하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가장 중요한 주한미군 관련된 내용을 보자. 용산기지 사령관은 이번 시퀘스터로 의한 주한 미군의 영향과 4월 26일자로 실시 예정인 일부 국민들의 무급휴가 등 군비 감축 세부안에 대해 3월 15일에 공식 발표를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대신 별도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는 주간미군에서 일하는 한국 군무원들의 휴가나 급여 삭감은 아직까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시장 관점의 분석 내용을 LTN를 통해 보자. LTN은 지한파 트레이더로 국내증시 외국인 동향에 대해 칼럼도 많이 쓴다. 이번에는 시퀘스터와 아시아증시 영향이라는 분석을 통해 시퀘스터로 인해 주한, 주일 미군이 갑자기 철수를 하거나 드라마틱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이슈가 아니라고 표현을 했다. 다만 항공모함이나 전투기 편대가 참여하는 돈이 많이 드는 대규모 군사훈련이 조금 줄어드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프간 전쟁에서 최근 미국이 철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국방비가 절약될 테니 미국의 한일 방어체계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를 했다.
우리나라도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다. 예전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의 피습 소식을 듣고 아주 침착한 목소리로 지금 휴전선은 어떠냐고 질문을 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 일화가 있다. 우리도 이런 소식을 듣자마자 북한의 동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ABC뉴스를 보자. 미국 현지시간으로 일요일, 우리시간으로 어젯밤 ABC방송의 시사 전문 토크쇼 디스위크의 방송모습이다. 지난번 북한을 다녀온 전 NBA 플레이어 데니스 로드먼이 여기에 출연했다. 여기서 이상하고 의미심장한 표현들이 등장했다. 진행자가 불과 3주 전에 미국을 타격하겠다고 선언한 북한이 뭐가 좋아서 들어가서 농구구경하고 놀다 왔느냐는 공격적인 질문에 대해 데니스 로드먼은 북한 김정은은 내 친구라고 표현하면서 내가 친구 만나러 평양 갔다 왔는데 여기에 대해 내가 사과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맞대응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을 실제로 만나보니 힘과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진행자에게 칭찬했다.
김정은이 로드먼에게 이야기하기를 오바마 대통령도 자신처럼 농구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내가 원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자기에게 전화 한 통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고 같은 농구팬이나 지도자로서 오바마와 자신에게 통하는 것이 있지 않겠느냐고 설레발을 쳤다고 한다.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을 보면서 이는 스포츠로 포장한 일종의 변종 통일전선 전술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데니스 로드먼은 현역 당시에도 트러블메이커로 유명했었는데 그나마도 농구선수로는 은퇴를 했고 쉽게 말해 어디든 불러주면 고마운 처지인데 북한 덕분에 이번에 유명세를 탔으니 한동안은 여기저기서 찾는 곳이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공무원 출신이나 대기업 명퇴자에게 접근해 공허함을 잘 달래주며 사기를 치려는 나쁜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로드먼을 이런 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경계감을 늦추지 말고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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