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감독원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기계나 가축 같은 동산을 담보로 하는 동산담보대출을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은행들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동산담보대출은 부동산담보대출과는 달리 담보가치를 매기기도 어렵고 주기적으로 확인도 해야 해 무작정 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28일 시중은행 부행장들을 불러 은행들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동산담보대출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동산담보대출은 부동산 대신 기계나 가축 같은 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제도로,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마련됐습니다.
대출금리도 신용으로 빌렸을 때보다 3% 포인트 이상 낮아, 첫 선을 보인 지난해 8월 이래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담보에 대한 정확한 가치 평가가 어렵고 담보물 거래 역시 쉽지 않다 보니 대출액이 갈수록 줄었고, 이에 금감원이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금감원이 동산담보대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은행들은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계나 가축 같은 동산은 가치가 시시때때로 변하는 등 리스크가 커 무작정 대출을 늘리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담보의 특성상 부실우려도 커, 영업일선에서는 벌써부터 리스크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A은행 관계자
“지금 일부 지점에서 연락이 오는거 보면 벌써 걱정하시는 영업점들이 있는데..재고자산이 대출받았던 시점보다 급격하게 하락했다고 하면 이걸 갖다 여신을 회수를 할 것이냐 아니면 업체의 계절성수기 특성을 감안해서 일정기간의 유예를 줄거냐 이런 부분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습니다.”
담보를 감정하고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고민입니다.
대출금리도 저렴한데다 비용 마저 만만치 않다보니, 대출을 늘리기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B은행 관계자
“설정하면 설정비가 들어가고 은행입장에서는.. 그러다보니까 금리가 싸게 나가는 것도 아니고요.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아요. 아파트 같은 경우는 평균적으로 누구나 다 공감하는게 있는데 이건 그런게 아니잖아요. 그러다보니까 감정원하고 협의해서 하다보니까 감정수수료 같은 것도 비싸죠”
일단 은행들은 새정부와 보조를 맞추고 있는 금감원의 주문에 맞춰 동산담보대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가계와 기업의 동반부실로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은 현장과 동떨어진 주문으로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