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이슈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한국경제TV 보도국, 오상혁 기자 나와있습니다.
해외 주요 이슈 호재와 악재로 나눠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28일 글로벌 증시, 엇갈린 미국 경제지표와 최근 상승세에 따른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내구재 주문이 예상밖의 호조세를 보이며 기업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되살렸지만, 잠정주택 판매는 뜻밖의 감소세를 보이며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다소 악화시켰습니다.
지난달 내구재 주문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는 소식에 강보합으로 출발했던 뉴욕증시는 이후 발표된 미결주택 매매건수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이내 하락 반전했습니다.
결국 상승 마감한 반면 하락세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앞서 마감한 유럽은 굵직한 재료가 없는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영국과 프랑스는 강보합으로 마감했고 지난 주말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독일 증시는 조정을 받으며 약보합으로 장을 닫았습니다.
해외 주요 이슈들 함께 살펴보시죠.
먼저 호재성 재료입니다.
미국의 지난달 내구재주문이 월가 예상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핵심 자본재 주문도 호조를 보이며 향후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와 그에 따른 수출 증가 기대감이 살아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정치권이 국가 부채 한도의 한시적 증액안에 합의함으로써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단기적 위기에서 일단 벗어났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재정적자 감축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부정적인 전망은 올해 말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석유수출국기구, OPEC의 압둘라 엘-바드리 사무총장은 원유시장이 균형적이며 유가가 폭락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악재성 요인입니다.
미국의 지난달 미결주택 매매건수가 재고 물량 부족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이에 따라 주택경기 회복도 다소 불균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연방정부가 재정절벽 고비를 넘긴 뒤 1조2천억달러의 예산 지출 삭감이라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정부의 지출이 자동적으로 삭감되는 이른바 `시퀘스터`가 점점 더 현실로 다가오면서 미국 경제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일본 재계 수장인 요네쿠라 히로마사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일본 엔저 정책 우려를 "비정상적인 반응"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엔저 정책으로 촉발된 글로벌 환율전쟁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 아베 정권의 `엔저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환율전쟁이 촉발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한국의 희생을 딛고 회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이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내수경기를 살리려는 일본의 `무제한 돈풀기`에 대해 "`주식회사 일본`이 환율전쟁으로 `주식회사 한국`을 누르고 부활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엔화 풀기가 촉발한 환율전쟁에 우리나라가 가장 큰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유럽을 놓고 일본과 수출 경쟁을 하는 한국 기업은 원·엔 환율 변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먼저 엔화 약세의 최대 수혜자는 일본 수출산업이죠.
그중에서도 엔저 효과를 톡톡히 보는 대표 산업은 바로 자동차 업계입니다.
자동차는 해외 판매 과정에서 딜러들의 마진을 챙겨줘야 하기 때문에 통화가치 상승으로 수출 가격이 오르면 업체가 고스란히 손해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인데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 분석가들은 오는 3월 종료되는 2012년 회계연도 도요타의 순익이 지난해보다 무려 3배나 늘어난 8천907억엔, 우리 돈으로 약 10조5천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4년여 동안 지속된 원고(高) 효과가 소멸되면서 충격이 가중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메릴린치도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제조업이 그간 누려온 환율상의 구조적 유리함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도요타와 경쟁을 벌이는 현대·기아차의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됐는데요.
양사 모두 엔저·원고 영향으로 4분기 영업이익이 후퇴한 상황입니다.
현대·기아차는 엔저의 영향으로 경쟁이 심한 호주와 러시아 등지에서 일본 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며 경계하는 분위기인데요.
삼성전자의 경우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경쟁업체와 격차가 워낙 벌어져 있어 자동차만큼 직접적 타격은 입지 않겠지만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규모 돈 풀기와 경기부양을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는 엔저 유도를 통한 기업회생과 함께 경제성장률 회복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일본 정부는 2013회계연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 실질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명목성장률은 22년 만에 가장 높은 2.7%에 달할 것이라는 공식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일본 정부는 달러당 95엔 선을 염두에 두고 엔화 가치 추가 하락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여 주식회사 한국과 일본의 희비는 앞으로 더욱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독일과 중국 등 세계 각국의 비판에도 일본은 무제한 엔화 풀기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아베 신조 총리는 최근 경제살리기를 `가장 크고 중요한 과제`로 규정하며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한 대담한 정책전환을 진행해 `강한 경제`를 되찾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경제 고문이자 차기 일본은행 총재 후보로도 거론되는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 교수가 "엔화에 여전히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며 "달러당 95엔을 적정환율로 보는 이가 많다"고 언급하면서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데요.
아베 총리의 `경제 브레인`으로 꼽히는 다케나카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국제사회의 엔저 정책 비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발과 최근 외환시장의 분위기와 맞물려 엔화 추가 약세를 부추기는 `유도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가파른 엔저의 최대 희생양으로 전락한 한국 기업들의 시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경제 주요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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