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13년을 뛴다. 이번 차례는 SK그룹입니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SK그룹이 지난해 올린 성과는 무엇인지, 앞으로의 60년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 마련했는데요. 소슬지 캐스터가 정리합니다.
<캐스터> 정리멘트
-수출 600억 달러 달성
SK그룹은 이제 수출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데요.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수출 비중이 30%에 불과했지만,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의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수출 비중이 7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외 시장 현지화 전략
수출 확대와 함께 SK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해외 현지화 전략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법인인 SK차이나인데요. 올해 그룹 첫 인사를 SK차이나에서 시작한 데다, 현지인 CEO를 채용한 것을 보면 SK의 각오가 남다르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겠죠?
-SK 실적&전망
한 동안 SK에는 호재가 이어질 전망인데요. 최근 전력난으로 매출 비중이 높아진 SK E&S의 경우 발전소들이 대거 계통 영입되는 2015년까지는 꾸준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이고요. 하이닉스도 D램 가격 안정에 힘입어 올해는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또,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SK이노베이션도 수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로 또 같이 3.0’ 체제 정착 여부 관건
SK그룹이 지난해 말 야심차게 시행한 것이 바로 ‘따로 또 같이 3.0’ 체제인데요. 최태원 회장이 그룹 회장에서 지주회사 회장으로 물러나고, 그룹의 얼굴 역할은 김창근 의장이 대신하는 구조입니다. 이 제도에 따르면 오너경영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살릴 수 있는 만큼, 올해 제대로 정착될지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네요.
<앵커> 산업팀 유기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유 기자, SK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수출액을 달성한 원동력은 뭔가요?
<기자> 영상에서도 언급됐지만 역시 지난해 3월 출범한 SK하이닉스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룹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수출액이 증대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SK하이닉스 역시 비록 다시 적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SK 사명을 내건 직후인 지난해 2분기에 4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인 것이 전체 수출액 증가에 기여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SK이노베이션입니다. 지난해 석유제품이 수출 품목 1위를 한 데서 알 수 있듯이, SK이노베이션도 해외 사업 부문을 강화한 결과 SK루브리컨츠 등 자회사 실적까지 합해 지난해 500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습니다.
<앵커> 수출액이 600억 달러를 넘긴 만큼 SK의 해외 사업 부문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SK는 해외 사업 행보를 앞으로 어떻게 강화할 계획인가요?
<기자> SK그룹은 올해 첫 인사로 SK차이나 인사를 감행했는데요. CEO로 현지인을 선임했습니다. 그만큼 해외 진출 시 지역 색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오세진 SK그룹 부장
“현지인 인력을 채용하고 고급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시장이 아니라 자기 시장으로 간주하고 있다. 직원들에게도 ‘파견 인력’이 아닌 ‘해당 국가 근로자’라고 교육하고 있다.”
<기자> 순즈창 SK차이나 대표는 그 동안 신사업개발담당 수석부총재로 SK차이나에 재직해왔는데요. 이번에 순 대표가 SK차이나 사령탑을 쥐게 되면서 SK가 중시하는 ‘패키지 딜’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패키지 딜’이 활성화된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SK그룹의 ‘패키지 딜’은 협력업체나 계열사들의 역량을 모아 지방정부와 사업협력 모델을 만들어가는 전략인데요. 이번에 현지인 CEO가 선임된 만큼 중국 지방정부와의 접촉이 더 활발해질 것이 기대됩니다.
<앵커> 다음으로는 해외와 내수를 포함한 지난해 (주)SK의 실적과 그 배경에 대해 분석해보겠습니다. 유 기자 말씀해주시죠.
<기자> 지난해 3분기 SK는 매출액 29조원과 영업이익 1조 3천 8백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에도 매출액 30조 원과 영업이익 1조 3천으로 비슷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분석 뒤에는 앞서 언급된 이노베이션 외에 SK E&S의 역할이 컸습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 기준으로 SK E&S의 비중은 8%에 불과했지만, K-Power와 합병하면서 비중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전력난이 지속되면서 민간발전사업자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특히 SK E&S의 경우 인도네시아로부터 LNG를 저가에 직수입하고 있어 더욱 큰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SK그룹 전체의 올해 전망은 어떨까요? 지난해와 같은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기자> SK그룹은 한 동안 질주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을 것이 분명하고, 약 1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최소한 올해 2분기까지는 흑자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 보고 있는데요.
지난해 2분기 이후 하락세를 지속했던 D램 가격이 안정을 찾으면서 한 동안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입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바일 D램 비중을 높이고 PC D램 비중을 줄임에 따라 1분기 PC D램 공급 부족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에도 지난해 4분기 약 4천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올해도 봉합정제마진이 회복되고 파라자일렌 강세가 예상되고 있어 분기마다 5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밖에 ‘따로 또 같이 3.0’이라는 새로운 경영체계를 도입해, 지주회사 권한을 약화시키고 계열사별 경영권을 강화한 점도, 시장 상황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따로 또 같이 3.0.’ 이름만 들어선 무슨 내용인지 짐작이 잘 안 가는데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기자> 말 그대로 계열사별로 경영을 따로 하되, 필요한 경우에만 협업을 같이 한다는 의미인데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 변경입니다. 최태원 회장은 그룹의 얼굴이랄 수 있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자리를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에게 넘겼는데요. 공식 직함도 그룹 회장이 아닌 지주회사 회장으로 변경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신년사도 김창근 의장이 직접 진행했습니다. 준비한 영상 보시죠.
[리포트] 박현각R_
현대차 SK “품질혁신경영으로 내실 다지자 ”
SK그룹은 `자율을 통한 혁신 경영`을 새해 표제로 삼았습니다.
지난 달부터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게 된 김창근 의장은 신년사를 통해 자율과 혁신경영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인터뷰>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우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한편 지속적인 경영성과 창출을 위해 기업가치 극대화를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김 의장은 이를 위해 무엇보다 `따로`, 이른바 계열사별 자율 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의장직에서 물러난 최태원 SK(주) 회장이 "지주회사는 앞으로 사업회사들의 일상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투자자로서의 역할에 주력할 것"이라고 시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이처럼 김창근 의장을 앞세워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는 무엇 때문일까요. 또 이로 인해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기자> 오너 일가가 직접 경영하는 경우 과감한 선택을 하거나 규모가 큰 투자를 할 때 결단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반대로 오너의 독단에 의해 잘못된 결정을 내리거나 상황에 맞는 유연한 대처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SK의 구상대로라면 최태원 회장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대신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계열사 별 세세한 경영은 각 사와 위원회에서 담당한다면 오너 경영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살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 같은 ‘따로 또 같이 3.0’ 경영체계가 적용된 예시가 있습니까?
<기자> 바로 얼마 전에 있었던 SK차이나의 유상증자 건이 대표적인데요. 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지분이 있었지만 지주회사만 단독으로 참여했습니다. 화면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SK그룹 지주회사 SK㈜가 최근 SK차이나의 2천억 원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를 통해 SK㈜는 SK차이나 주식 480만5천여주를 보유해 64.2%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SK이노베이션과 텔레콤, 네트웍스 등도 SK차이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유상증자에는 불참했습니다.
이처럼 SK그룹내 계열사들이 독자적인 결정들을 내릴 수 있었던 것에 대해 SK그룹은 `따로 또 같이 3.0` 경영체계가 이미 시작됐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SK그룹 관계자
“이미 일상적인 투자는 각 계열사별로 자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번 ‘따로 또 같이 3.0’ 선포는 이런 부분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기자> 자율 경영 움직임의 또 다른 예로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에너지가 보유한 SK인천정유의 분리 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겠는데요. SK 측도 분리까지는 확정이 아니지만 인천정유의 활용 폭을 강화할 예정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화면 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오세진 SK그룹 부장
“인천정유는 기존 사업 그대로 유지하되 아로마틱 쪽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P-X 업체 분리안은 미정이다. 확실한 것은 아로마틱 생신기지화 한다는 것이다.”
<앵커> 지금까지 성과와 전망 위주로 살펴봤는데요. 이에 도달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선 새로 도입한 ‘따로 또 같이 3.0’ 체제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과연 오너 일가가 있는 상황에서 전문경영인들이 제대로 활약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고요. 환율 하락도 문제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에는 원유를 수입하니 꼭 문제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SK하이닉스의 경우에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달러화 뿐 아니라 엔화 약세까지 고려하면 경쟁사인 일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불리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SK 뿐 아니라 모든 국내회사들이 마찬가지지만 중국 경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위험요소입니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중국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연간 8%는 돼야 공급을 받쳐줄 것이라 전망하고 있는데, 현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60주년 맞은 SK그룹 성과와 올해 전략, 극복해야 할 과제 등 살펴봤습니다. 수출 쪽의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내수의 SK E&S 모두 순항이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런 추세를 이어서 다음 60년을 기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영체제를 안착시키고 환율 등 외부여건의 변화에 잘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단 분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