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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영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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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만나는 어린이 그리고 문화] 9편. 요즘 아이들은 영악하다?

요즘 아이들은 영악하다. 요즘 애들은 애들이 아니다 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아이들이 이런 이야기를 듣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요즘 아이들은 예전의 아이들보다 영악해진 것 것일까?

현재 기록과 협의를 위해 방문하는 직장보육 시설에서 만난 은진이(가명, 한국 나이 5세)는 내가 첫 방문한 날 나에게 재미있는 실험을 해왔다. 그때 난 역할영역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놀이를 전개하는지 기록을 위해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난 사진찍기와 메모들을 하며 아이들에게 되도록 영향을 주지 않고 싶었기에 투명인간이 되고 싶었지만,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들이 나를 의식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아이들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낯선 내가 넓지 않은 공간을 자리잡고 앉아 있다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은진이는 나에게 조심스레 다가와 말을 건넸다.





이 기관의 특징은 아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단순한 재미가 아닌 아이가 알고 싶어하는 것들을 수업의 내용으로 삼고 있으니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중요하다고 글자, 덧셈 등을 강요받으며 배운 적이 없다. 다만, 아이들의 흥미를 중심으로 그 안에 들어 있는 교육적인 내용들을 교사가 지원해 주기 때문에 거국적으로 말하자면 이 교실 안에는 민주적인 문화가 가득 자리잡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은진이는 나를 자신과 어떤 측면에 있어서 대등한 존재로 인식하고 나와 관계 맺기에 앞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던 것 같다. 미니 메롱 사건 이후 은진이는 나를 자신의 친구로 삼기에 괜찮을 사람으로 결론을 내린 듯 했다. 이젠 내가 가면 먼저 인사하고, 기록하려 가져간 내 노트북 내려놓을 자리를 먼저 마련해 주니 말이다.



유아보육과 교육쪽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아이들을 이제 막 낳아 기르는 나의 또래들이나 사람들의 머릿 속의 아이들은 크게 두 가지인 듯 하다.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과 약간 영악한 아이의 모습, 이 두가지 이미지들이 서로 공준할 수 없을것 같지만, 사실 이 두 가지 모습들은 모두 한 아이 안에 내재된 모습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니 메롱’사건을 이야기 하면 주변에서는 정말 요즘 아이들은 못 말리겠다는 식이다. 사실 아이들이 못 말릴 정도로 자유롭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 맞는 말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아이들에게 그런 자유와 평등을 꿈꾸자고 제안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나와 평등한 관계를 맺자고 하면, 난 주춤하게 된다. 우리 세대는 전통적인 예절을 존중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유와 평등한관계를 도출해 내야 하는 그런 책임을 지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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