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1980년대 국내 주먹계를 평정했던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가 5일 오전 0시42분께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64세.
김씨는 갑상샘 치료를 위해 재작년 12월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으며 지난해 3월부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작년 3월부터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중환자실에 계속 입원해 있다가 오늘 새벽 숨졌다"고 말했다. 김씨의 사망원인은 심장마비로 전해졌다.
빈소는 유족의 요청에 따라 송파구 풍납동의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졌다. 김씨가 사망하자 경찰은 병력 일부를 서울대병원과 아산병원 주변에 배치했으며, 조직폭력배들이 몰려오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관할인 서울 혜화경찰서 및 송파경찰서 강력팀과 방범순찰대, 5분대기조를 긴급 대기시켜 놓은 상태다.
김씨는 1975년 전남 광주 폭력조직인 서방파의 행동대장을 시작으로 `암흑세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1977년 활동 무대를 서울로 옮기는 과정에서 여러 군소 조직들을 제압하며 세력을 키웠다. 이후 정·재계는 물론 연예계에까지 인맥을 넓히며 활동하다 부하들을 시켜 뉴송도 호텔 나이트클럽 사장 황모씨를 흉기로 난자한 사건으로 유명해졌다. 김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10년, 1992년 범서방파를 결성한 혐의로 다시 징역 10년을 선고받는 등 줄곧 수감 생활을 했다.
범서방파는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와 함께 1980년대 전국 3대 폭력조직으로 꼽혔다. 그는 형기를 마친 후 한 교회 집사로 활동하면서 개과천선한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수감 당시 교도소 간부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가 드러나 다시 감옥 신세를 지는가 하면 작년 5월에는 투자금을 회수해달라는 청부를 받고 기업인을 협박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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