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패딩점퍼가 불티나게 팔려 불황을 무색하게 한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시중 백화점에서 캐나다구스나 몽클레르 등 고가 브랜드가 물량이 없어서 판매하지 못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캐나다 고가 브랜드인 캐나다구스는 지난달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11일)과 무역센터점(13일)에 한시매장(팝업스토어)을 열었다. 개점 한 달도 안 돼 이 두 매장에서만 매출액 4억2천만원을 기록했다.
캐나다구스의 제품 가격대는 라인별로 다르지만 보통 100만~125만원대다. 한정 제품은 더 비싸다. 인기 라인인 익스페디션(125만원대)은 이미 모두 판매돼 구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객 수가 이 백화점에서만 60명을 넘어섰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강남점, 갤러리아백화점의 캐나다구스 매장 역시 물량이 대부분 판매돼 추가 입고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탈리아의 고가 브랜드인 몽클레르 인기도 이에 못지않다. 가격은 남성용은 100만원대 중반부터 200만원대 초반, 여성용은 100만원대 후반부터 200만원대 중반을 호가한다. 현재 백화점에는 신세계 본점·강남점과 롯데 에비뉴엘에만 입점했다. 몽클레르는 신세계에서 지난달부터 매출이 급증, 컨템포러리 의류군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17일 문을 연 롯데 에비뉴엘 매장에서 매출은 벌써 2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아에서는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에르노가 가장 잘 나간다. 120만원부터 300만원대를 오가지만 하루에 7~8벌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
물량이 달리자 백화점들은 신규 고가 패딩 브랜드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는 프랑스 브랜드 피레넥스 매장을 2주전 에비뉴엘에 선보였다. 조끼는 40만~50만원, 여성 패딩은 120만~140만원대다. 현대는 청바지 전문 편집매장인 `데님바`에서 전체의 90%를 차지했던 청바지를 50%로 줄이고 대신 이탈리아 브랜드 ADD와 파라점퍼스 등 4개의 브랜드를 새로 유치했다. 신세계도 편집매장에 ADD 등의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겨울 혹한이 예상돼 기본적인 패딩 수요가 급증했다"며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제품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젊은 층에서 패션성을 강조한 고가 패딩이 유행"이라고 말했다. 매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던 의류 판매가 부진해 울상이던 백화점들은 소비심리 개선을 조심스레 기대하는 표정들이다.
하지만 젊은층의 이같은 고가 패딩점퍼는 경기침체 가중되는 가운데 부모들의 부담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여 새로운 `등골 브레이커`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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