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으로 기업들의 직접 자금 조달이 늘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몰리면서 금융기관에 돈이 넘쳐나는 현상을 빚고 있습니다.
양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갈 곳 없는 돈이 은행과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현금통화와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 등 협의의 통화지표인 M1(협의통화)은 지난 4월 437조원에서 8월 444조원으로 7조원 가량 늘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2년 미만 정기 예적금과 단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등 광의의 통화지표인 M2(광의통화)는 1천778조원에서 1천822조원으로 44조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시중에 현금 등 유동성 자금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지만, 금리 하락기에도 금융기관의 예적금과 MMF의 수신고는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유럽의 재정 위기와 미국 등 주요 경제국들의 경제 전망이 하향되면서 금융자산 운용 주체들의 자금이 단기화되는 현상이 짙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조용승 한국은행 경제통계팀장
"금융기관을 비롯한 법인을 중심으로 증시 대기성 자금 등이 유입된 데 요인이 있고요.
주요국 성장세가 약화되다 보니까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의 예금이나 적금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되면서 은행권의 예금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이뤄진 것 같습니다."
특히 기업과 개인들의 대출이 감소한 것도 시중자금의 금융기관 쏠림 현상을 불러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기업들은 은행이나 금융기관의 대출보다 회사채 발행 등 직접 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올 들어 지난 달까지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와 금융채, ABS 등 전체 회사채 발행은 97조 8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습니다.
또, 주택담보 대출 등 가계 대출 부실화 등 개인들의 신용경색이 커지면서 대출 수요가 줄어든 것도 한 요인입니다.
<인터뷰> 한주용 우리은행 자금팀 부부장
"금년도에 가계대출 문제가 대두되면서 은행들도 상당히 대출 증가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였고,
특히나 기업들 같은 경우는 저금리로 움직이다 보니까 기업들이 대출받는 것보다 회사채쪽이 더 유리한 경우가 생기다 보니까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은행의 한도거래통장 대출을 상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구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갈 곳을 잃은 시중의 뭉칫돈이 금융기관에서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시중자금이 안전한 금융자산에 몰리면서 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소비위축과 경기침체의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양재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