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스페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이제는 7.5%선까지 올라왔다 사상 최고치다. 이런 고금리를 물어가면서까지 돈을 빌리다가는 스페인 재정이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장기국채뿐 아니라 단기국채로도 재정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스페인이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어제 스페인의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무려 77bp 폭등한 6.53%를 기록했다. 그동안 스페인 정부는 장기국채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니 주로 단기국채로 부족한 돈을 빌려왔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졌다는 의미다.
이제 국채시장 투자자들은 스페인에 대해서는 길게 물론이고 짧게라도 돈을 빌려주기 꺼려하는 상황이다. 이런 움직임은 초단기 국채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는데 이 추세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스페인은 결국 국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수밖에 없다. 과거 그리스나 포르투갈, 아일랜드도 이런 경로를 밟았는데 적어도 국채시장 움직임만 놓고 보면 스페인의 국가 구제금융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봐도 된다.
유로존 정부 당국의 대응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정부는 기껏해야 주식 공매도를 다시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는데 그쳤는데 이것이 오히려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스페인은 모든 주식에 대해 공매도를 3개월간 막았고 이탈리아는 금융주에 대해서 1주일간 공매도를 금지했다.
스페인의 경제장관은 오늘 독일 재무장관을 만나 최근 상황을 놓고 회의를 할 예정이지만 독일 재무장관은 이 회의를 마친 뒤 무려 3주 동안 휴가를 갈 계획이라고 한다. 유로존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는 이미 휴가를 떠났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총리는 아직까지 위기대책을 마련할 긴급 정상회의를 할 단계는 아니라며 다소 느긋한 모습이었다.
몬티 총리는 유럽중앙은행 ECB가 유동성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역시 아직은 그런 조치를 취할 때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 시장에서는 정책공백상태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한 가지 관심을 끄는 대목은 미국이 사채에 개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 유럽정상회담에서 나름의 해법이 도출된 배경에도 미국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의 찰스 콜린스 국제금융담당 차관보가 오늘부터 사흘간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해 그곳 정부 관계자들과 유로존 사태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무려 10개에 달하는 이탈리아 도시들이 재정적인 곤경에 처해 있다고 이탈리아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여기에는 유명한 나폴리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주에는 시실리가 부도날 지경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오늘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7bp 급등한 6.34%를 기록했다. 경계선인 6% 선 위에서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런던 청산결제소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증거금률을 거의 모든 만기에 걸쳐 일제히 인상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국채의 담보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두 나라 국채에 대한 인기가 더욱 떨어지게 됐고 이 국채를 많이 가지고 있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은행들은 자금압박이 커지게 된다는 의미다. 국채 증거금률 인상은 국채가격 하락을 반영한 것이지만 이것이 다시 국채가격 하락을 다시 불러오는 악순환을 야기하기 쉽다. 두 나라 국채시장에 악재 하나가 더해졌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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