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유럽연합 정상회의가 끝났다. 워낙 중요한 사안이었던 만큼 당초 예상보다 하루 더 연장해 오늘은 유로랜드 회원국끼리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이번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어떤 내용들이 오갔으며 앞으로 유럽이슈들은 어떻게 전개될지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지난 주말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렸다. 금융시장도 역시 유럽위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지만 당초 예상과 기대 밖의 성과를 내 증시가 모처럼 웃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회담은 다른 회담과 달리 회담에 참여하는 국가들이 종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종전에는 회담에 참여하는 자세들이 대부분 자국의 이익적인 관점에서 이해 대립을 해 자신의 입장만 강조하는 모습으로 지금까지 유럽위기 속에 각종 회의가 진행되어 왔지만 이번은 워낙 상황이 긴박해서인지 독일을 비롯한 EU 정상회담에 참여하는 회원국들이 회의에서 전향적 자세를 보였다.
금융시장의 안정을 기르고 위기를 해결하는 각도에서 앞으로 유럽위기와 관련해 회원국들이 어떤 자세를 보일 것이냐에 상당히 기대를 걸었다. 이 내용에 더 큰 관심이 간다. 회담 전 긴축이냐, 성장이냐의 문제에서 독일의 전폭적인 양보를 바탕으로 성장으로 가고 성장협약이 마련된 것도 이번 회담 결과의 좋은 성과를 미리부터 예견할 수 있었다.
앵커 > 이번 회담에서 의견이 수렴됐던 성장협약 대신 더 강력한 제2의 마샬플랜이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왜 이런 요구가 나오는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이러한 요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성장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성장협약을 했고 그 규모는 1200억 유로 정도다. 위기가 2년 동안 지속되고 실물경제가 많이 침체됐다. 스페인과 같은 국가들의 부실채권 규모는 상당히 많다. 1200억 유로로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경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1200억 유로는 굉장히 적다.
굳이 스페인의 국채규모 등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일단 1200억 유로는 상당히 적다. 그만큼 재원부담 문제가 있다. 이후 이보다 더 획기적인 규모의 경기부양이 필요하다. 이것은 필수적인 사항이다. 스페인과 그리스 같은 위기 발생국의 불만이 상당히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이 문제는 재원부담 문제와 관련해 계속 논의될 것이다. 과거 경험에 비추어보면 유럽국가들은 기반만 마련되면 경기부양의 규모는 점차 올라간다.
앵커 > 이번 합의내용에 대해 살펴보자. 이번 회담에서 유럽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질적인 방안이 나올지가 궁금하다. 어떤 해결책이 논의됐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과 관련해 네 가지 내용이 있었다. 자본확충과 뱅크런 방지 문제는 가장 획기적인 성과를 거둔 대목이다. 그리고 은행연합과 같은 근본적 문제에 대한 조율, 재정연합과 같은 문제는 추후의 과제로 남았다. 은행연합은 조금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회원국간 입장을 조정하는 문제는 상당 부분 스페인의 위기에 전염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그리스 등의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비교적 잘 됐다.
이전 회담에서는 그리스 문제가 가장 골칫거리였는데 이번에는 그리스 문제를 거의 논의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유럽위기를 풀어갈 때는 이미 스페인에 전염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이 더 큰 문제다. 그리스는 사실 논외의 과제다. 회원국 간 입장조절 문제도 G유로 방안 등이 논의되지 않는 상태에서 합의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럽의 구제금융기금, 다른 말로 유럽의 안정기금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 기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종전에는 지원대상국의 정부를 통해 지원했다. 그러면 어떤 문제가 있느냐면 구제금융의 효과가 우리나라와 같은 단일국가가 아닌 유럽과 같은 회원국 전체로 모인 국가 전체에서 이런 형태를 취하면 일단 구제금융만큼 국가채무로 잡히는 문제가 있고 그렇게 되면 재정위기 문제가 더 어렵게 된다.
정부에 대해 지원했기 때문에 그만큼 긴축 등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두 가지 악순환이 있어 구제금융을 퍼붓는데도 불구하고 사실상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단일국가에 구제금융을 줄 때 시장에 안정을 시켰던 효과를 거두지 못한 요인이었다.
이번 유럽의 회원국들이 상당히 난맥상을 보이지만 계속 현실에 대해 발전적 형태를 취한다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잡기 위해 구제금융을 주되 해당국 정부를 거치지 않는다. 자본의 부족 문제, 마진콜의 디레버리지가 걸려 있는 유럽 금융사에 직접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를 취한다.
이는 시장을 안정시키고 뱅크런 사태를 막는 데 굉장히 획기적인 성과를 보일 것이다. 그동안 가져왔던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문제 중 가장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아주 획기적 성과다.
앵커 > 구제금융기구를 통한 자본확충이나 은행연합에 대한 입장조율은 단기적인 부분이다. 중장기적으로 유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책이 논의될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재정통합 등의 문제들을 논외로 하지 않았다. 이번 회원국들의 참여하는 자세를 보면 유럽통합을 가져갈 때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재정통합 등은 논의하지 않았다. 회담이 1박 2일, 2박 3일로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졌다.
중압감 있는 과제를 가져갈 때는 다른 시장의 안정책은 거의 이야기할 수 없다. 중요한 사항, 아주 본질적 문제, 그 회의에서 해결되지 않은 사항은 추후의 과제로 남겼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회담의 회원국 자세에 대한 성과는 크다. 무엇이든 단기적으로 중요한 급선무 과제와 중장기적으로 해결할 과제를 혼재하면 회의가 진행되지 않는다. 금융시장의 안정책을 할 때 지금 그것이 중요한데 그것을 해결하고 나서 근본적 문제를 가져가야 하는데 이것을 덮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재정통합에 대한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완전히 낙관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미봉책이라고 하지만 그 의제의 성과를 가져가기에는 회담기간이 너무 짧았고 지금 급한 과제는 시장의 안정, 유로존의 붕괴에 대한 안정이기 때문에 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회원국의 우선순위에 따라 논외 과제가 된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재정통합의 가장 시금석은 은행연합이 될 것이다. 은행연합의 가장 본질적 문제인 단일 금융기구를 연내에 설립하기로 했다는 것은 은행연합뿐 아니라 재정통합의 시금석이기 때문에 재정통합도 그 이후의 협상에서는 상당히 발전적 형태로 갈 것이다.
앵커 > 그리스 처리 문제에 있어서는 G유로 방식이 어느 정도 합의를 이끌었다. 유럽통합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G유로 방안은 외형상 그리스를 유로존에 잔존시키되 독자적 운영권을 준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어떤 식으로든 유로존을 붕괴시키지 않겠다는 것을 함축한다. 두 번째, 독자적인 운영권을 준다는 것은 경제적 격차를 감안한다. 앞으로 경제여건이 좋은 국가와 경제여건이 나쁜 국가 간 다소 늦게 간다 하더라도 여건을 감안해 통합한다. 이 대목도 상당히 발전적인 대목이다.
이번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에 안정책이 나올 것이냐였다. 이 대목에 있어서 상당히 획기적인 성과를 거뒀다. 또 유럽의 위기를 풀어갈 때 지급능력에 문제가 있는 국가에 긴축을 하면 안 된다. 그런 각도에서 미국이 풀어갈 때와 마찬가지로 크루그먼 독트린 방식대로 독일도 성장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그런 각도에서 EU의 추후 과제로 남은 은행연합을 바탕으로 은행연합과 재정통합을 가져가는 문제도 EU의 협상으로 인해 상당부분 진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분명히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있다. 그러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직 남아 있다.
또 한 가지는 시장의 안정을 통해 증시가 계속 상승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펀더멘탈의 개선이다. 유럽의 경기가 지속 가능하게 회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아직 마련되지 못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의 안정을 통해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가뭄의 단비처럼 굉장히 좋게 평가한다.
그러나 아주 극단적인 낙관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고 증시가 지속 가능하게 살아나게 하려면 펀더멘탈이 중요하다. 실적, 경기회복이 함께 가야 한다. 이 대목은 아직도 계속 남아 있는 과제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