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 - 글로벌 마켓 NOW
신지은 외신캐스터 > 현지시간 목요일 유럽 정상회담 첫날, 미국증시는 그동안의 실망감을 반영하듯 하락하고 있었다. 하락하기는 했지만 장 마지막에 낙폭을 축소했다. 유럽연합 정상회담 기자회견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취소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유럽리더들이 서로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논의를 하느라 바쁘다는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인 것 같다. 유럽은 많은 나라의 연합인 만큼 목소리도 그만큼 많이 나오고 있다.
BBC가 보여주는 그림을 보면 각 나라의 국기를 본떠 만든 티셔츠 모형이 있다. 색은 다르지만 스타일은 비슷하다. 다른 스타일 하지만 공통의 목표, 바로 유로를 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은 성장협약을 말했고 시장은 빅 바주카를 외치고 있다. 큰 대포 한 방을 쏴 달라고 빗댄 것이다.
이 바주카는 2008년 미국에 금융위기가 왔을 때 미국의회가 머뭇거리자 구제금융법안을 어서 통과시키라고 강하게 주장했던 당시 미국 재무장관의 별명이기도 하다. 이렇게 BBC가 전하는 시장과 각 나라의 분위기는 어떻게든 통일된 해결책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 같다.
하지만 가디언지가 전하는 전망은 어둡다.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과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22일 회담에서 나란히 서서 분위기가 참 좋아 보인다. 하지만 가디언지는 유럽 정상회담은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왜냐하면 독일이 나머지 네 나라가 원하는 것을 절대로 들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나라들은 은행연합을 만들거나 유로본드를 도입하거나 또는 유럽중앙은행이 직접 시장에 개입해 위기국들의 국채를 사주는 것 등을 원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독일이 계속 돈을 공급해주는 대신 어떻게 나라의 은행들을 운영하는지, 세금을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독일은 싫다고 하고 다른 나라들는 도와달라고 외치는 상황에서 메르켈 총리가 아마 이번 회담에 대한 부담이 참 클 것이다.
로이터는 독일 내의 분위기도 전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공을 차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스페인 총리, 이탈리아 총리가 축구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채위기와 싸우기 위한 정상들의 노력을 로이터는 축구에 빗댔다. 뒤의 팻말에는 금융거래에 대해 세금을 매기라고 쓰여 있고 현재 영국이 반대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논의될 내용을 의미심장하게 담고 있는 사진이다.
독일의 일간지들은 메르켈이 이틀 일정의 회담에서 절대 입장을 바꿔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독일 관리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을 위기가 아니냐고 드는 것을 두고 너무 과장해서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며 불평하기도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유럽연합 정상회담이 시작된 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수익률이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이렇게 국채수익률이 치솟으면서 독일의 주장과는 달리 위기의식을 느끼는 정상들이 많다.
블룸버그는 위기 가득한 회담이 열리면서 채권매입이라는 의제가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평생 고용을 보장했던 이탈리아의 노동법이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바뀌면서 여기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탈리아는 채무위기를 겪으면서 이탈리아 생산성 하락이 바로 노동법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게 되자 전면 개정했다. 고용주들이 경기 악화로 인한 감원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나름대로 노력을 했으니 도와달라는 뜻이다.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몬티 총리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장기적으로 성장에 대한 의견은 공통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라 지금 급한 불을 꺼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먹고 살 것이 없는데 이 다음에 돈을 많이 모아 어떤 집을 살 것인지 고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각 나라 언론들의 반응까지 살펴보자. 유로존을 구하겠다지만 앙겔라 메르켈의 태도가 불명확하다, 이제 유로존은 해체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며 통화와 정책을 공유하는 소규모의 그룹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프랑스 리버레이션지다.
독일은 금융시장 기대가 크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며 명확한 대안 대신 모호한 대안이 나올 것이다, 다른 때와 똑같이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스페인 엘 문도지도 독일 총리가 규제를 만들고 나서 부채를 공유하자는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독일은 유로붕괴에 대한 공포가 없는 것 같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미국에서는 경제지표 외에 태풍의 눈이 있었다. 바로 헬스케어 개혁안이었다. 어떻게 결정될지에 따라 앞으로 관련 산업은 물론이고 미국 예산 문제까지 달린 사안인 만큼 개장 전부터 많은 기대감과 초조함이 있었다.
관련 소식을 로이터를 통해 알아보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오바마 케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 소식에 오늘 미국증시까지 흔들렸던 이유는 5대 4로 합헌 결정을 하고 난 직후 관련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거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의료 관련 업체들, 민간 보험주들이 큰 폭으로 내렸고 병원 관련주는 올랐다. 정부가 고액의 민영 의료보험에 대해 개인소비세, 제약업체나 의료기기업체, 민영보험사에 대해 판매세를 부과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병원의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에 병원 관련주들은 웃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법원이 합헌 판결한 이 법안으로 인해 미국 국민들의 안정이 보장될 것이라며 우리의 승리다, 이 법안의 실행과 개선을 함께 하자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반대하는 공화당을 의식이라도 하듯 우리가 하지 않을 것, 우리가 할 여유가 없는 것은 정치적인 논쟁이라며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또한 살펴보자. 미국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보험이 없는 유일한 국가다. 그래서 의료비 지출 비중도 다른 국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상황이다. 경제규모를 생각하면 엄청난 지출이다. 미국 건강보험 개혁안의 내용은 무 보험자 3200만 명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을 주고 10년 간 9400억 달러를 들여야 되는 만큼 세금 인상도 불가피하고 재정지출 역시 늘어날 예정이다. 유럽 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기대감과 회의감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늘었고 그 밖에 소비지표나 성장률은 예상대로 나오면서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MSCI 한국지수를 확인해보자. 장 마지막에 증시와 함께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미국증시처럼 반등하면서 상당 부분 낙폭을 축소했지만 그래도 결국 0.57% 하락 마감했다.
축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독일과 이탈리아 전에서 이탈리아가 이겼다. 이제 이탈리아는 스페인과 맞붙게 됐다. 경제에서는 취약한 나라들이 축구에서는 참 잘 나가고 있다. 축구처럼 시원한 승부가 경제에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단기에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없는 만큼 차분하게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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