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가 계속 언급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다른 곳보다 우리 금융시장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고 벌써부터 그런 조짐이 잇따르고 있다. 유럽위기와 관련해 우리경제를 진단해보자.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무엇이든 제때 해결하지 못하면 상당히 문제가 심각해진다. 재정위기를 제때 해결하지 못하다 보니 핵심국인 프랑스와 네덜란드에까지 전염된 상황이다. 최근 그리스 문제가 재정위기에서 금융위기로 전염됐다.
금융위기란 은행의 뱅크런과 같다. 미국의 금융사와 달리 유럽 금융사는 은행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미국은 펀드론 등이 문제가 됐지만 유럽은 은행의 뱅크런이면 된다. 그리스 탈퇴문제가 공식화됐을 때 바로 입장이 정리되어야 한다.
그런 입장이 정리되지 않고 설왕설래하는 과정에서 오늘 뉴욕증시를 보면 그리스의 뱅크런이 스페인의 뱅크런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제히 큰 폭으로 반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그리스 탈퇴 문제가 공식적으로 제기된 이후 유럽 당사국의 주가가1.5% 하락했고 유로화는 1.27달러로 대체로 주가와 유로가치 하락폭이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오늘 새벽까지 포함한다면 1.5%, 달러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주가가 5%대에 하락하고 있고 원달러환율도 1160원대다. 동일하게 영향을 받지만 국내증시에 더 금융시장의 영향을 받는 모습이 나타났다.
해외시각은 변한 것이 없다. 어제도 우리 정책당국자들이 적기에 금융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우리가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면 해외시각에 문제가 있는가, 외국인들이 많이 빠지는가 등의 의심을 해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직까지 VIX 지수, 공포지수가 많이 올라가지는 않고 있다. 작년 8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향된 이후 VIX 지수가 40포인트까지 올라갔지만 지금은 21~23정도로 아직까지는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스페인의 뱅크런 문제가 현실화될 때는 또다른 문제가 될 것이다. 한국의 CDS 금리, 외평채 가산금리에 변화는 없다. 가산금리는 떨어지고 있다. 오히려 좋아지는 상태다.
그리고 국가신용도 전망도 이번 그리스 탈퇴문제가 공식화되기 이전인 4월에 투자자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이런 사항을 무디스가 어느 정도 반영해 내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달 한국의 국가신용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라갔다. A등급을 유지하는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올라갔다. 전체적으로 보면 해외시각에는 큰 문제가 없다.
앵커 > 더욱더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우리경제에 대한 해외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함이 없는데 그리스 문제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언뜻 이해하기 힘들다. 왜 그런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항상 강조하듯 재정위기가 있을 때는 심리적 효과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그러나 재정위기를 제때 해결하지 못해 금융위기로 변하고 있다. 위기가 복합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란 무엇일까. 유럽은 제1금융권을 중심으로 금융산업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은행의 뱅크런 문제다. 그러면 내가 가지고 있는 담보가 부족한 사태가 발생하고 우려가 되면 그 담보부족분을 채워야 한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아파트 가격의 70%를 담보로 하는데 그 가격이 떨어졌다, 담보가치가 부족하다. 그러면 은행으로부터 담보부족을 채워 넣으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바로 기존에 투자한 자산을 처분해 마련할 수밖에 없다. 그런 과정에서 경제여건이 좋은 쪽과 나쁜 쪽, 수익이 나오는 곳과 수익이 나오지 않는 곳이 있을 때는 수익이 난 곳을 처분해 담보부족분을 채워야 한다.
그와 마찬가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스페인의 뱅크런 도미노 현상까지 된다면 그 현상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동안 유럽계 자금들이 많이 들어오고 상대적으로 수익이 난 한국, 상대적으로 수익이 난 삼성전자 같은 곳에서 처분해 담보부족분을 내놓는 것이다. 전문용어로 마진 콜의 디레버리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해외시각이 좋고 경제여건이 좋은 쪽이 지금 이런 문제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다.
윔블던 현상이 빨리 정리되어야 이 사태에서 금융시장이 경제를 잘 만들어놓고 우리 경제가 타격을 받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윔블던 현상에 대해 그동안 누차 언급해왔다. 국내 금융시장의 고질적 문제를 해석하기 위해 윔블던 현상을 방지해야 된다.
이것은 영국의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유래했다. 영국대회이기는 하지만 자국선수보다 외국인이 우승하는 횟수가 많았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주인이 되어야 하는데 외국인이 판치는 현상이 바로 윔블던 현상이다.
외국인이 들어올 때는 주가가 많이 올라가고 외국인이 빠져나갈 때는 과민하게 반응하다 보니 한국의 경기 사이클이 주가 순응성이 된다. 올라갈 때는 많이 올라가고 내려갈 때는 많이 빠진다. 이것이 경제에서 아주 무서운 점이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몸집, 시가총액은 커졌다. 그러나 이 시가총액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적인 문제를 잘 적충해야 된다. 제도가 제대로 되어 있거나 감독이 제대로 되어 있거나 인력이 제대로 양성되어 있어야 한다.
그중 특히 감독 문제다. 이것은 민감한 문제다. 저축은행 사태에서 감독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몸집에 비해 외형이 갖춰지지 못하고 두 번째는 우리 투자자도 외국인만 참고지표로 설정하지 말고 자기만의 독특한 참고지표를 개발하는 것이 윔블던 현상을 방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결국 이렇게 되다 보니 한국경제의 여건이 비교적 괜찮고 시각도 괜찮은데 그리스 문제로 인해 가장 큰 충격을 받으니까 또 다시 5월, 6월 위기설이 터져 나온다.
심리가 가장 중요한 상태에서 어려울 때에 국민들을 어렵게 하는, 투자자를 어렵게 하는 위기설을 퍼뜨리는 사람이 문제다. 우리나라의 위기판단지표나 외환보유고의 1선, 2선 자금은 4600억 달러, 재정의 건전성은 훌륭하다. 그것으로 인해 해외시각이 좋게 평가되는 것이다. 어려울 때 위기설을 퍼뜨리는 자체가 어려운 것이다.
단기와 중장기로 살펴보자. 어떤 입장이든 유럽 회원국들이 빨리 내놓아야 한다. 이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독일과 프랑스가 자기의 명분싸움에 질려서 적기에 내놓지 않고 있다. 모든 정책은 적기라는 것이 중요하다.
타이밍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적기에 내놓지 않으니까 스페인의 뱅크런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 당사자인 독일과 프랑스의 유로 회원국들이 적기에 내놓아야 하는데 회원국들이 많기 때문에 입장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원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이다.
아무리 방송에서 독일과 프랑스 이야기를 하더라도 당사국이 입장을 적기에 내놓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무엇이든 정책이란 정책대안에 앞서 타이밍이 중요하다. 기업 경영에서 타이밍, 국가의 운영에서 타이밍이 적기에 되어야만 적은 비용으로 성과가 나타난다. 이런 상태에서 가더라도 독일과 프랑스의 명분싸움이기 때문에 자꾸 지연되는 것 같다.
앵커 > 유럽위기의 진원지인 유럽통합의 앞날도 궁금해진다. 그리스 탈퇴문제를 놓고 유럽통합의 앞으로의 진행방식이 달라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기업이나 국가의 운영에서 썩은 부분은 잘라내는 것이 좋다. 위기 초기에도 언급한 바 있다. 썩은 부분을 잘라내지 못하면 나머지 조직원들이 전부 망한다. 회사가 망하면 조직원 전체가 망하는 것이다. 당시에 작은 부분을 바로 잘라냈다면 유럽위기 상황이 지금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볼 문제다. 모든 경제현상은 좋은 부분에서 나쁜 부분을 개혁하기는 어렵다.
개혁에 성공한 사람들이 국제적으로 훌륭하게 평가를 받고 대접해야 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좋은 것을 나쁜 쪽으로 하는 것이 모범답안이지만 힘들다. 그러나 나쁜 쪽에서 좋은 쪽으로 전염하는 것은 쉽다. 항상 어렵더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조직에서는 자르는 것이 좋다.
그런 상태에서 보면 잘라내지 않고 지금 이것이 독일과 프랑스의 정책 당국자가 갈 것이냐, 말 것이냐. 2년 동안 끌어왔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경제에서 외부불경제는 아픈 부분은 아플 때 잘라내는 것이다. 그런데 아플 때 잘라내지 못하고 지금 와서 정책에 들인 비용을 생각하면 아깝고 이제 잘라내려니 위기가 프랑스와 네덜란드로 더 가다 보니 잘라낼 시기를 놓친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앞날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하더라도 이것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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