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월가 Tip&Talk
김희욱 앵커 > 수요일, 한 주의 중간이다. 기대했던 이벤트들이 많이 있었는데 모멘텀이 되지는 못한 상황이다. 오늘도 힘든 장세를 하루 더 각오해야 할 것 같다. 해외증시 이슈로만 봤을 때 오늘도 우리나라 외국인들이 크게 호의적일 이유는 없겠다.
미 증시 일중 흐름을 보자. 어제 밤 미 증시 개장에서는 반등의 희망이 있었는데 새벽에 상황이 반전됐다. S&P500지수 일중 흐름은 내부 경제지표 호조를 상승 모멘텀으로 삼아 반등 출발했지만 결국 전강후약으로 끝나면서 반등 시도가 무산됐다. 거의 장 후반에 급격히 하락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구간이 있다. 그리스 우려라고 이유를 달기는 했지만 저 정도 낙폭을 키우는데는 무엇인가 더 중요한 내면의 이슈가 숨어있을 것 같다.
오늘 이슈를 보자. S&P500지수 전강후약으로 끝났다고 정리하기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그 이유를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분석하고 있다. 그리스 문제는 플랜B가 없다는 제목이다. 플랜A가 안될 때 차선이 없다는 것이다. 오늘 미 증시가 장 마감 45분을 앞두고 갑자기 매수세가 끊기면서 지수가 하락 반전한 이유는 단순히 전강후약으로 볼 수 없다, 뚜렷한 이유가 있다는 내용의 칼럼이다.
그리스 정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 이슈에 대비해 벌써 뱅크런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현지 시간으로 어제 월요일 하루에만 그리스 시중은행들로부터 인출되어 빠져나간 자금이 7억 유로에 달하고 최근 한 달간 그리스 시중은행으로부터 약 20~30억 유로의 자금이 유출됐다는 발표를 했다.
바로 이것이 아직까는 시나리오로만 존재하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라는 재료에 대해 이미 현실과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최악의 경우는 이런 사태가 유로존 전체은행들의 뱅크런으로 번지는 것이다. 그러면 유로존은 제대로 된 재정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가정과 함께 이 뉴스가 전해지자 마자 월가 뉴욕증권거래소를 비롯 은행, 원자재 등 경기민감업종 위주로 갑자기 낙폭이 커졌고 결국 미 증시는 하락 반전했다는 분석이다.
뉴스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이런 반응에 대해 미 증시가 장 후반에 갑자기 하락한 것에 대한 이유가 분명하게 설명되고 있다. 여기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보자. 스코틀랜드 왕립은행인 RBS가 그리스에 대해 플랜B나 플랜C가 없다는 것이 시장전반의 컨센서스다. 거의 벼랑 끝까지 와있다는 것이다. 현재 유로존 전체의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만약 집에 불이 난다고 가정했을 때 물은 구한다고 해도 누가 소방관의 역할을 할지, 이 역할마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빗대 이야기했다.
느낌이 어떤가. 어제와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이제는 다같이 혼란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가정이 더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 시나리오가 현실로 될 가능성에 대비를 해야겠다.
BS투자증권 홍순표 > 그동안 유로존 재정위기가 심화될 때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프랑스 대선 이후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독일 메르켈 총리와 만나면서 정치권 움직임이 다시 재기될 수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길게 보면 유로존 재정위기의 심화과정 속에서 어떤 새로운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분명히 가져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그리스발 우려의 원천은 오는 6월 중순 예정된 2차 총선에서 제1당이 유력시되는 시리아당을 중심으로 수립되는 신 연정이 긴축정책을 불이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의 긴축정책 불이행은 유로존 역내외의 구제금융지원 불발과 함께 그리스에 디폴트를 초래하면서 결국 유로존에서의 탈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현재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그렇지만 조금 긴 시각에서 보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그리스는 물론이고 유로존 역시 원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라는 초강수를 선택하게 되면 그리스 경제는 장기간 회복이 어려운 상태로 치달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유로존이라는 신용방화벽의 소멸과 함께 그리스 자체통화인 드라크마화로 복귀하면서 통화의 대폭적인 평가절하가 불가피하다. 그러면 국제 자금시장에서 원활한 자금조달 자체가 어렵게 되고 이에 따라 그리스 은행들의 신용경색마저 발생할 수 있다. 즉 그리스는 신용경색과 경기침체라는 이중고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유로존 탈퇴 이후에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유로존 입장에서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시 유로존 역내외에서의 유로화 시스템에 대한 불안정에 집중하게 됨에 따라 유로화의 급락이 불가피하며 여타 재정 취약국들의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제2의 그리스 사태가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유로존 역시 원하지 않는 사안이다.
김희욱 앵커 >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게 되면 그리스는 잃는 것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이런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계속 언급하는 것은 그리스도 이런 점을 잘 알아들어 탈퇴를 하지 말라는, 반작용으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만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라는 시나리오는 현실적으로 아주 고약한 성분의 것이다.
기대를 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유명무실했다. 올랑드와 메르켈 회담 소식을 AFP통신이 전한다. 그리스 이야기에 역점을 두고 AFP통신에서 보도하고 있다. 마침내 회담을 가진 프랑스 올랑드 당선자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이 어떻게든 함께 가야 한다는 의견을 같이 했다. 이를 전제로 그리스에 대한 추가적인 성장 강화 지원방안을 연구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유로존에 남기만 하면 그만한 대가를 주겠다고 조건을 달고 있는 것이다. 결국 추가성장을 위해서는 돈이 들어가야 된다는 이야기다. 그리스의 재정지원을 추가적으로 얼마나 해줄 것인지, 의사표현을 했다는 것만으로 진정이 됐으면 좋겠다.
오늘 올랑드와 메르켈 회담에서 희한한 해프닝이 있었다. 어제 밤 올랑드와 메르켈의 회담이 우리 시간으로 밤 12시 반에 예정되어 있었는데 당초 예정시간보다 지연됐다. 양국 정상회담, 그것도 유럽의 양대산맥 대표국가간 정상회담은 의전상으로는 분, 초 단위까지 시간을 맞춰야 하는 최고등급의 행사인데 지연된 내막은 무엇인가. 외교적으로 큰 일이다.
안그래도 예민한 유로존 전체가 한때 긴장을 했었고 외환시장에서는 연기됐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유로화 가치가 위아래로 요동을 쳤다. 이유는 올랑드 당선자가 타고 가던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번개를 맞아 비행기의 일부 전자장비가 파손됐다고 한다. 다시 파리로 회항하는 바람에 생겨난 해프닝이다.
이것은 분명히 시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비행기가 떨어져 잘못되기를 바라는 사람도 여기에 있었다. 시장이란 너무 비인간적이다. 이것을 두고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샤머니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신의 경고라며 강렬한 반응을 드러냈다고 한다.
회담 결과를 정리하자. 프랑스 현지 언론을 보자. 우여곡절 끝에 사상 처음 공식회담을 가진 두 사람, 그리스 연합정부 구성에 실패했다는 소식 이후에 만났기 때문에 그리스 문제를 우선적으로 언급했다. 첫만남이라고는 하지만 서로 상대방의 주장이 어떤 것인지 이미 알고 만났기 때문에 두 사람이다. 유로존의 성장 강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이번 회담장소가 독일 베를린이었기에 주최측인 메르켈이 경청해주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올랑드는 긴축만이 능사는 아니다,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지 않느냐는 지난 선거 캠페인때부터 공약으로 내세우던 자신의 주장에 대해 조심스럽게 당위성을 역설했다. 금액이나 자세한 방안 등은 없는 상태다. 기대감은 약간의 실망으로 바뀌었다. 이런 모든 재료를 오늘 투자전략에 적용해야 한다.
BS투자증권 홍순표 > 원론적으로 보면 최근 코스피가 당장 낙폭이 과대했기 때문에 자율반등 가능성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시점이지만 최근 외국인이 10영업일째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벌써 2조1천억 원 이상의 주식을 팔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 등 해외변수들이 안정을 찾기 전까지는 코스피에 의미 있는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다.
특히 현재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그것을 고려해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그리스와 관련된 우려감은 다소 과대하다는 판단도 분명히 할 수 있다. 지난 14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도 그리스의 구제금융조건 이행원칙을 재확인했지만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관련해 반대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오는 6월 제1당이 유력시되는 시리자당도 그리스의 무조건적인 긴축정책 불이행이 아닌 구제금융 이행 조건에 대한 재협상을 주장할 뿐이고 유로존의 탈퇴를 염두에 두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관련된 우려감은 점진적으로 시간을 두고 약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오는 6월 그리스의 총선을 통해 연정이 새롭게 구성된 이후 구제금융조건의 이행원칙에 대한 협상과정에서의 마찰요인은 남아있다. 이런 부분들이 지속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의 변동성 요인이 될 수 있다.
김희욱 앵커 > 오늘 새벽에 끝난 미 증시가 어제 밤에 반등해서 외국인이 기술적 반등이라도 도움을 줄까 기대를 했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상황이 요원해 보인다. 오늘도 외국인 수급이 부담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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