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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대학생 울리는 '기숙사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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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8월 급락장 이후 펀드 수익률, 손해 보신 분들 많으실텐데요.

그런데 이 와중에도 흔들림 없는 펀드가 있었습니다.

바로 ‘기숙사 펀드’입니다.

그런데 이 기숙사펀드, 수익률로만 평가하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요.

취재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가은 기자, 먼저 기숙사펀드. 이름으로 대충 짐작은 됩니다만 정확히 어떤 상품입니까?

<기자> 기숙사펀드는 민자기숙사 설립에 투자해서 기숙사 운영금을 수익원으로 하는 펀드를 말합니다. 투자 방식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요. 기숙사를 직접 건설해서 이를 학교에 기부하는 대신 일정 기간동안 운영권을 보장받는 방식과 기숙사를 건설한 업체에 투자해서 일정 수익금을 받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민자기숙사는 설립한 업체에서 10년 이상 장기간 기숙사 운영권을 보장받습니다.

최근 3개월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3%대를 기록했지만 기숙사펀드들은 2%내외의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시장 상황과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수익률이 아닙니다.

서울 소재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지방학생들은 많고, 그렇다보니 기숙사는 언제나 만원이죠. 따라서 기숙사에 투자하는 펀드는 사업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수익이 꼬박꼬박 보장되기 때문에 웬만한 안전자산 부럽지 않습니다.

<앵커> 정기적으로 걷는 기숙사비를 통해 안정한 수익을 추구한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런데 이렇게 수익성이 우수한 펀드가 왜 문제라는 거죠?

<기자> 문제는 펀드가 높은 수익을 기록하려면 당연히 기숙사비를 비싸게 받아야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법인기숙사와 민자기숙사의 비용 차이를 통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현재 펀드가 조성된 학교들의 기숙사비는 학기당 백만원이 넘었는데요. 여기에다 식비까지 더하면 2백만원에 육박했습니다.

펀드 기금은 아니지만 법인기숙사와 민자기숙사가 함께 있는 몇 개 대학의 경우에는 같은 학교 안에서도 기숙사비가 2배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이렇다보니 지방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기숙사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요. 등록금도 비싼데 기숙사비까지 부담이 배가 돼 학교에 다니는 것이 부모님께 죄송스럽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심OO/민자기숙사 사생 " 시설이 다른 학교 기숙사에 비해서 좋다고는 들었는데 아무래도 부모님께 많이 죄송하죠. 비싸서. 학비도 너무 비싼데 여기 사는 것도 좀 부담되죠."

고OO/민자기숙사 사생 " 부담스럽죠. 부모님이 주시는데 아무래도 그런게 좀 죄송스럽고.."

박OO/민자기숙사 사생 " 밥값까지 포함해서 250만원이요. 부모님께서 저는 다 해주시죠. 등록금도 비싼편인데.. 이것도 비싸니까 상당히 죄송하죠. 가끔 알바도 하는데 그래도 죄송하죠."

<앵커> 하지만 또 펀드를 판매하고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수익성 있는 사업을 찾아 뛰어드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기자>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불법도 아니고 수익률도 보장되는 사업에 뛰어들고 싶은 게 어찌 보면 자연스러울 겁니다. 또한 자금이 부족한 사학에 기숙사까지 설립해주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자산운용사의 입장 한 번 들어보시죠.

<인터뷰> 자산운용사 관계자 “사학에 자금이 넉넉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그런 사업들을 학교가 해결하는 게 맞는 거 같은데 그런 게 기본적으로 안 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지간에 기숙사를 확충하기위해서 이런 것들을 하는 게 아니겠어요”

또 요즘 대학가 하숙비나 자취 비용 등을 고려하면 결코 비싼 게 아니라고 자산운용사들은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원래 기숙사의 목적은 대학이 수익사업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지방 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돕기 위함이죠. 따라서 외부의 민간 자취방이나 하숙집과 기숙사를 비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는 의문이 듭니다.

사실 민자기숙사의 비용문제는 설립 초기단계부터 계속해서 제기가 돼왔습니다. 또한 자산운용사의 입장도 아주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닌데요.

하지만 문제는 이 사회 구성원이기도한 자산운용사가 다른 구성원인 학생들의 입장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나 하는 부분입니다.

최근 금융권 탐욕에 대한 사회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는데요.

금융권 관계자들 “억울하다”고만 하지말고 왜 사회로부터 뭇매를 맞을 수 밖에 없는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학생들이 먹고 자는 기숙사도 금융권과 이렇게 밀접한 관련이 있었군요.

금융권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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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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