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건을 구입하고 돈을 쓸 때에는 가격과 품질 등 많은 것들을 따져보게 되는데요.
최근에는 물건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조금 더 가치있게 돈을 쓰고 싶어하는 소비문화가 퍼지고 있습니다.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소극적인 수준이지만 조금씩 트렌드가 변해가고 있습니다.
채주연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 `착한소비`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얼마 전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 방송된 이후 뜨거운 호응에 국내에도 입성한 커피전문점.
이 브랜드가 큰 관심을 끈 것은 바로 공정무역 방식으로 생산된 `착한 커피`이기 때문입니다.
<브릿지> 단순히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기왕이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가치있는 소비.
이 커피 한 잔에도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공정무역이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의 공정한 가격 책정을 촉진하고 노동 착취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커피의 경우 대부분 재배농가들이 소득수준과 기후변화 대처능력이 낮기 때문에 이들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되고 있습니다.
선진국에선 일찍부터 공정무역 방식의 커피집들이 생겨났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입니다.
올해 첫 선을 보인 이 토종 커피전문점 브랜드는 전 제품에 공정무역 방식으로 생산된 원두만을 사용합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원두의 산지와 품질, 맛을 자랑하고 있지만 돈까지 `착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 차별점입니다.
<인터뷰> 윤상화 / 29세
"공정무역이라는 걸 신문에서 읽었어요. 공정무역 방식으로 생산된 커피라고 하니까, 커피를 매일 마시는데 한 잔을 마셔도 가치있게 돈을 쓴다는 느낌도 들고, 괜히 기분도 더 맛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인터뷰> 박진영 / 카페 드롭탑 부사장
"한창 공부해야 할 어린아이들이 커피 수확을 하러 너무나 저임금을 받고 다니는 상황이 수십 년 이상 벌어지고 있죠. 조금 더 좋은 방식으로 재배해서, 좋은 마음으로 공급하자 해서 공정무역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간편하게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어 인기인 캡슐 커피에서도 이런 트렌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네스프레소는 커피재배 농가가 더 많은 커피를 생산하고 더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팔 수 있도록, 지속가능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과 흙의 보존, 비료와 해충 조절 등을 도와주고, 이들이 생산한 최고급 커피를 30~40%의 프리미엄을 얹어 매입합니다.
<인터뷰> 조지 개롭 / 네스프레소 한국지사장
"긍정적인 메세지를 시장에 보내면 소비자도 좋은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품질입니다. 우리는 AAA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품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가치있는 소비`를 부르는 `착한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유방건강 캠페인인 `핑크리본` 로고가 새겨진 이 제품은 판매 수익금 일부를 유방건강재단에 기부합니다.
이 향수는 탈북청소년을 지원합니다.
문화적 이질감을 느끼는 한국 땅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판매 수익금 전부를 단편영화제에 출품하는 탈북 청소년에게 전달합니다.
하지만 아직 `착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한 수준입니다.
개인 기부문화가 아직 널리 퍼지지 못한데다 참여에도 소극적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우승용 / LUSH 이사
"아직 한국에 기부라는 문화가 정착이 덜 된 것 같습니다. 러쉬 영국 본사만 해도, 고객들이 굉장히 선호하고 많이 사는데, 아직 한국에서는 그런 인식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더욱 즐겁고 가치있게 돈을 쓰는 일.
열악한 농가부터 소외된 이웃까지, 사회에 훈풍을 일으키는 `착한` 소비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해 봅니다.
WOW-TV NEWS 채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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