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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제자의 사과에 풀릴 것 같았던 스승의 화가 다시 치밀었다. 고지전을 비롯한 대작 영화들의 상영 행태 때문이다.
김기덕 감독은 14일 고개 성명서를 통해 대작 영화의 스크린 독점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성명서에서 "한 수입영화가 한국 극장의 60%인 1천400개에 걸어 놀랍고 충격적이었다"면서 "근근히 버티고 있는 풍산개를 비롯해 소규모 영화들이 불쌍하지도 않나봅니다"라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영화 제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장훈 감독의 고지전을 겨냥한 듯 "곧 개봉하는 전쟁영화가 개봉일을 앞당기고 변칙 상영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훈 감독과 송명철 PD의 실명을 거론하며 "저예산 영화도 적극 제작 지원해 좋은 신인 감독을 많이 발굴해 주길 부탁하고, 풍산개와 같은 소규모 자본의 영화들을 몇 명이라도 더 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P>
<P><김기덕 감독 성명서 전문>
한 수입영화가 한국 극장 60프로인 1400개를 걸어 놀랍고 충격적 이였습니다.
설마 한국 영화는 안 그렇겠지 했는데 곧 개봉하는 전쟁영화가 21일 개봉에서 20일로 당기고 그것도 모자라 이삼일 전부터 약 180개 극장에서 2회씩 변칙 상영한다고 하는데 몇 개 남은 극장을 간신히 입소문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풍산개를 비롯한 작은 규모의 영화들이 불쌍하지도 않나봅니다.
오랫동안 그 영화를 준비하고 찍은 배우와 스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런 상영방식은 너무하다 생각합니다.
그런 방법으로 수백만이 들고 반전을 담은 좋은 영화라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불필요한 오해로 한 젊은 감독의 이미지가 상할까봐 많은 배급사를 거절하고 7월 예정이던 아리랑 개봉까지 뒤로 미뤘는데 정말 섭섭함을 감출수가 없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마지막으로 두 가지를 부탁드립니다. 장훈 감독의 새 영화 개봉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능력이 있는 만큼 좀 더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영화를 보여 주시길 바랍니다.
또 하나 저를 아쉽게 떠난 장훈 감독과 송명철PD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제가 여러분에게 감독과 PD의 기회를 드린 것처럼 어디선가 좌절하고 방황하고 있을 `돌파구` 멤버들을 다시 모아 저를 대신해 이끌어주시고 당신들이 가진 능력으로 그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장훈 감독을 영입한 쇼박스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저예산 영화도 적극 제작 지원하여 좋은 신인감독을 많이 발굴해 주시길 부탁드리고 풍산개와 같은 소규모 자본의 영화들을 몇 명이라도 더 볼 수 있도록 극장이 줄어들지 않게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리랑 개봉은 칸영화제에서 공개된 일부내용에 불필요한 오해의 여지가 있어 국내 영화제 공개와 개봉은 9월 이후로 미루었습니다.
분단의 가슴 아픈 이야기인 풍산개를 봐주신 관객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돈이 아니라 열정으로 만든 재미있고 의미 있는 영화를 계속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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