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가격을 올린 외국 업체들의 판매량이 급감한 반면 가격을 동결한 업체는 판매량이 늘어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훼미리마트와 담배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5월 2주차 판매량(9~15일. 훼미리마트 기준)이 가격인상 전인 4월 3주차(11~17일)보다 28.1% 감소했다. BAT는 지난달 28일 던힐, 보그 등 자사제품 가격을 갑당 200원 인상했다.
마일드세븐 등 자사 제품의 가격을 지난 4일 200원 인상한 JTI코리아는 판매량이 18.6% 줄었다.
국내 편의점업계 1위인 훼미리마트의 전국 5천700여개 점포 판매량을 기준으로 살펴본 결과 BAT의 4월 3주차 판매량은 192만9천41갑이었으나 5월 2주차 판매량은 138만7천60갑으로 줄었다. JTI도 4월 3주차 판매량이 87만9천62갑이었지만 5월 2주차에는 71만5천165갑으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반면 담배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들은 판매량이 늘었다.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KT&G는 판매량이 4월 3주차 393만470갑에서 5월 2주차 432만1천385갑으로 9.9% 늘었고, 필립모리스(PM)는 같은 기간 202만8천593갑에서 236만8천371갑으로 16.7% 증가했다.
훼미리마트 측은 4월 3주차와 5월 2주차 사이 BAT와 JTI의 판매 감소량 총 70만5천878갑 가운데 53.5%(39만915갑)이 KT&G제품으로, 46.5%(33만9천778갑)가 PM 제품으로 구매가 전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별로는 BAT의 제품 중 던힐·켄트·보그가 각각 28.3%, 28.1%, 24.5% 매출이 감소했으며 JTI의 마일드세븐은 18.8%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KT&G의 다비도프는 매출이 59.8%, 보헴은 31.1%, 디스/디스플러스는 21.1% 늘었으며, PM의 말보로도 매출이 23.3% 신장됐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20-30대 젊은층의 고객 구성비가 60%에 달하는 편의점에서의 매출이라는 점에서 젊은층이 가격을 인상한 외산담배업체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브랜드 전환을 하는 사례가 상당수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격을 올린 업체들의 판매량이 급격히 줄고 동결한 업체가 반사이익을 본 것은 어느 정도 이미 예견된 것이다.
사단법인 한국담배판매인회가 지난달 20~24일 닷새간 전국의 흡연자 3천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자신이 피우는 담배의 가격만 200원 오르면 다른 제품으로 바꾸겠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비율은 30%에 달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자신이 피우는 담배 가격이 100원 오르면 담배를 바꾸겠다는 응답은 18%, 300원 오를 경우는 45%였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이 오른 담배에서 이탈해 동결한 담배로 옮겨가는 현상을 브랜드별 판매량 추이에서 뚜렷이 알 수 있다"며 "가격인상업체에 대한 소비자 이탈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지난해 말 기준)은 토종업체인 KT&G가 58%로 가장 높고, BAT코리아 18%, 필립모리스 17%, JTI 7% 등 외국계 3사가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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