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신용카드사들이 각종 보험상품을 1조원 넘게 대신 팔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의 카드 결제액도 증가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도 상호 실리를 챙기는 모습이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카드사들이 보험사와 손잡고 카드 고객들에게 보험상품을 판매한 실적이 1조102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2.4% 증가한 것으로, 카드사의 보험판매 실적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이 실적은 1993년 468억원에 불과했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06년 5천900억원, 2007년 6천800억원, 2008년 8천300억원에 이어 2009년 9천억원에 근접했다.
카드사가 이처럼 보험상품을 대신 팔아주는 것은 서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가 계속 낮아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보험시장이 성장하면서 보험판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신규회원 확보와 보험료 판매에 대한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보험사로서도 고객 네트워크가 잘 갖춰지지 못한 곳은 카드사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보험상품을 더 팔 수 있다.
작년 보험사와 카드사가 저축성보험의 카드결제 여부와 수수료 인하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지만, 실리 앞에서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작년 생명보험사들이 신용카드로 받은 보험료(2회 이후)가 1조4천861억원으로 전년보다 13.1% 증가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아직 작년 카드사들의 보험판매 실적이 보험업계 전체 매출(128조5천896억원)의 0.8% 수준이지만 서로 필요에 따라 이 비중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손해보험업계 매출(원수보험료 기준)은 47조6천504억원, 생명보험업계 매출(수입보험료 기준)은 80조9천392억원이었다.
카드사의 보험판매 실적이 증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행상품을 알선해주거나 쇼핑몰 등의 통신판매를 대신하는 것도 크게 늘고 있다.
작년 카드사의 여행상품 알선과 통신판매 실적은 각각 4천227억원과 4천15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여행상품 판매 실적은 전년보다 64.1%나 늘고 통신판매 실적도 68.9% 증가한 것이어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신용판매, 현금서비스 같은 본업 외에도 다른 분야에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부대사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실적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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