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의 전방위적 물가안정 압박에 결국 기업들이 하나 둘 백기를 들고 있습니다.
기름값에 이어 철강과 통신요금 등 물가를 자극할 만한 가격인상 요인이 그 대상이 되고 있는데요.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유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은 7일 자정부터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리터당 100원씩 인하한다고 어제 전격 발표했습니다.
지경부는 즉각 SK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지만, 이번 발표가 100% SK의 자발적 결정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3월말 철강가격 인상발표를 앞두고 있었던 포스코는 높아진 원재료 가격과 타이트한 수급 때문에 두 자리수의 인상률이 확실시됐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포스코는 아직 가격인상을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공정위는 단말기 업체와 이통사를 상대로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현장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관련업계는 통신료 인하를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1월 물가안정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이를 위한 후속조치를 하나하나 추진해왔습니다.
공정위가 가격담합을 위한 조사에 들어갔고, 산업별 주무부처들도 해당업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여왔습니다.
인플레이션과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은 이해할 수 있지만 대증요법을 통한 이같은 밀어붙이기는 얻는 것만큼 잃는게 많다는 불만이 쌓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은 가격구조를 왜곡시키는 한편 또 다른 희생양을 만들 수 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장사꾼에게 무조건 가격을 낮추라고 하면 이들은 어딘가에서 가격을 올려 이를 만회하려할 것"이라면서 "결국 중소기업과 서민층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외부변수에 취약한 우리 경제가 장기적으로 이같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점진적인 구조개선을 추진하는 동시에 경제주체간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한건주의에 빠진 정부의 자세가 바뀌지 않는한 상황논리에 휘둘리는 이같은 일은 언제든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WOWTV NEWS 최진욱입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