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북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안보리는 2시간 여 동안 비공개 전체회의를 갖고 북한 우라늄 농축의 심각성과 추가적 대북 제재 필요성을 제기한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했지만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측의 반대로 공개 및 채택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유엔 관계자들이 전했다.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P5+2)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문가 패널은 지난해 북한을 방문해 우라늄농축에 사용되는 2천개의 원심분리기를 직접 보고 온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와의 대담 결과 등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지난달 27일 안보리 대북제재위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헤커 박사에게 공개한 농축시설 외에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있는 다수의 은밀한 시설을 수년 전부터 개발해 왔을 가능성과 북한이 경제적 이유로 이를 외국에 판매할 가능성 등을 강력히 경고하면서, 북한의 우라늄농축 프로그램과 경수로 개발계획이 유엔 제재결의 위반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 등 서방진영은 헤커 박사가 직접 보고온 사실에 바탕한 보고서의 채택 및 공개는 대북 제재위 활동의 투명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의 이 같은 우라늄 농축 활동은 이란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추가 유엔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을 강력히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측은우라늄 농축시설은 북한이 주장하는 내용일 뿐 실체가 없는 것이라면서, 북한 우라늄 농축 문제는 안보리가 아닌 6자회담에서 논의해야할 성질의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고 유엔 관계자가 전했다.
유엔 안팎에서는 중국의 반대에 대해 북한 우라늄 농축 문제의 유엔 안보리 논의를 막고, 이를 중국 주도의 6자회담 틀로 가져가기 위한 전략적 포석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