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랩 어카운트 수수료에 대한 말들이 많습니다.
랩 수수료 논란의 핵심은 무엇인지 취재기자와 자세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경제팀에 김치형 기자가 나왔습니다.
김 기자 이번 이슈의 핵심부터 정리해 볼까요?
<기자>
이번 랩 어카운트 수수료 문제의 발단은 지난 7일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이 현재 3% 정도인 랩 어카운트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발언 이었습니다.
박 회장 발언의 핵심은 단순히 3%라는 수수료의 수치보다는 수수료를 받는 만큼의 질적인 서비스가 판매사나 자문사 등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박 회장은 대부분의 랩 어카운트들이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인데다 투자하는 종목들이 다 보일 정도로 차별성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객들을 위해서 수수료를 낮추는게 낫다는 의미의 발언을 한 것입니다.
이 발언의 파급력은 상당했습니다.
우선 국내 랩어카운트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증권이 수수료는 고객의 만족 여부에 따라 시장이 판단할 문제라며 발끈했고, 며칠 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이 수수료를 1.9%로 대폭 내리자 현대증권이 1~1.5%로 수수료를 조정해 인하에 동참하며 시장에는 랩어카운트 수수료 인하경쟁이 붙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이후 몇몇 증권사들이 우리는 인하에 동참하지 않겠다, 고려하지 않는다는 말들을 내놨고 언론에서는 수수료 인하 과당경쟁 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현재의 상황을 부각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수수료가 인하된다면 투자자들 입장에선 나쁠게 없는 것 아닌가요?
근데 랩 어카운트 수수료가 정말로 비싼가요?
<기자>
우선 말씀하신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습니다. 수수료라는 것은 말 그대로 비용이기 때문에 이게 줄어든다면 투자자들은 결코 반대할 일은 아닙니다.
문제는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단순히 비용만을 가지고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특히 투자상품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서 나오는 수익률과 제공되는 여러 가지 부가적인 서비스기 때문에 단순히 수수료가 내려간다는 것을 보고 기뻐할 일만은 아닙니다.
더구나 최근 랩 어카운트 수수료의 싸다 비싸다는 것의 기준을 일반 펀드와 비교하는 일들이 생기는데요.
두 상품은 비슷해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먼저 들어보시죠.
<인터뷰>
채승훈 금융투자협회 판매일인팀장
“기성복과 맞춤복에 비유를 하고 싶다. 펀드는 백화점에 가서 사이즈에 맞는 옷을 사입는 기성복이라고 보면 될 것 같구요. 랩 어카운트는 자신의 몸에 딱 맞게 맞추는 맞춤 복이다. 비용은 맞춤복이 조금 더 비싼게 일반적이다.”
<앵커>
이렇게 상품의 특성 차이가 있는데 왜 랩 어카운트의 수수료가 비싸다는 문제가 제기된건가요?
또 투자자들의 문제제기가 아닌 판매사의 수장의 입에서 비싸다는 말이 나왔다는 것도 조금은 아이러니 한데요.
<기자>
네 지적하신대로 이 상품을 판매하는 증권사끼리 투자자들을 위한다며 서로 이 상품의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 아니다로 싸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보니 앞서 설명들은 상품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랩 어카운트 수수료는 과도하게 비싼건가? 라는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이 수수료의 싸고 비싸고를 판단할 객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랩 어카운트라는 상품은 일종의 맞춤형 상품이기 때문에 펀드가 여러사람에게 조금씩 투자를 받아 한 묶음으로 모아서 한 바구니에 담아 투자하는 것과는 달리 일반적으로 최소 3천만원 이상 투자를 해야 받아주는 랩 어카운트 상품은 자문사들의 자문을 받아 개인 계좌를 통해 관리하고 있어 동일 기준으로 수수료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앵커>
취재기자가 랩 어카운트 수수료 논쟁을 정리해논 리포트가 있군요.
박진규 기자의 리포트를 보고 좀금 더 살펴보기로 하죠.
그렇다면 최근 랩 어카운트 수수료에 대한 시장 얘기를 정리한 박진규 기자의 리포트를 확인하고 얘기 더 나누겠습니다.
<박진규 기자 R>
<앵커>
업계를 대변하는 협회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모두를 회원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논쟁의 한쪽 편을 들기 매우 에매한 입장이죠.
하지만 시장발전과 투자자보호라는 측면에서 이번 사안을 바라보겠다는 입장은 분명합니다.
협회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채승훈 금융투자협회 판매일임팀장
“신용카드에는 높은 수수료를 내는 플레티넘카드부터 기본적인 신용카드 기능만 하는 저렴한 수수료의 카드 등 다양한 상품이 존재한다. 이 시장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랩 어카운트 시장이 조금 더 성장하고 커지는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로 시장 성숙도가 더 높아지면 다양한 기준과 근거를 가지고 판단할 시기가 올 것이다. 협회는 시장의 발전과 투자자 보호라는 기본 원칙에서 이번 사안을 지켜보면서 대응하려 한다.”
<앵커>
투자자들은 이 이슈를 어떤 입장에서 봐야할까요?
<기자>
크게 두 가집니다.
첫 번째는 일단 수수료가 내려가는 걸 즐길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시장이든 시장이 성장하게 되면 경쟁이 치열해 지고 어느 순간에는 가격 경쟁에 들어가게 돼 있습니다.
금융상품 역시 마찬가지죠. 랩 어카운트 시장 역시 주식형에 한해서요.
지난해 초 1조원을 조금 넘던 게 지금은 7조원에 육박해 있습니다.
시장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증권사들간 경쟁에 들어간 것으로 보면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품의 본질을 가격에 현혹돼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더 나은 서비스와 더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면 적은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비싼 상품을 선택해야한다는 거죠.
두 번째는 단순히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이 던진 수수료가 비싸다라는 발언을 단순히 업계간의 수수료 경쟁을 단순화 해버리면 이번 논쟁의 결과물이 너무 허무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랩어카운트와 펀드의 차이를 분명히 알면서도 던진 박현주 회장의 발언은 그만큼 현재 국내 랩어카운트 시장의 상품들이 특화되거나 특별한 서비스를 주기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증권이 수수료의 비싸고 싸고는 투자자의 만족도에 따라 시장이 판단한다는 말처럼. 투자자들이 이번 기회에 냉정한 판단으로 싸면서도 좋은 상품을 골라내는 작업을 해줘야 랩 어카운트 시장이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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