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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 핵연료 재활용 연구 두고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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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내년 파이로프로세싱 가동…전문가·시민단체 반발

내년부터 국내에서 사용후 핵연료를 재활용하기위한 연구가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관련 기술에 대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연구를 수행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측은 사용후 핵연료를 100분의 1까지 줄일수 있어 효율이 높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경제성이 낮고 위험은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26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내년부터 사용후 핵연료를 평화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 공정을 가동한다.

사용후 핵연료는 원자로에서 타고 난 뒤의 핵폐기물이다.

처리를 위해 임시로 저장하거나 지하에 매립해야 하지만, 사용후 핵연료를 재활용하면 새로운 핵연료의 원료를 얻을 수 있고 핵폐기물의 부피도 줄일 수 있어 전세계적으로 재처리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연구 중인 파이로프로세싱은 고온(섭씨 500∼650도)의 용융염을 이용, 전기화학적인 방법으로 사용후 핵연료에서 우라늄을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공정 특성상 플루토늄을 단독으로 회수할 수 없어 핵연료를 평화적으로 활용할수 있다는 것이 원자력연구원의 설명이다.

회수한 핵물질을 제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에서 재순환시킴으로써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 면적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한미원자력협정 때문에 사용후 핵연료를 사용한 연구가 불가능했지만,협정이 개정됨에 따라 내년부터 우라늄을 빼내기 이전 단계인 전처리와 전해환원 공정에 대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우려가 있고 핵 비확산성 기능도 증명된 바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미국 NRDC(천연자원방어위원회) 선임연구위원인 핵물리학자 강정민 박사는 전날'사용후핵연료 관리: 파이로프로세싱과 고속로가 해법인가?'를 주제로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상 사용후 핵연료 처분장 면적을 줄이기 위해세슘과 스트론튬을 분리해야 하는데, 독성이 높은 방사성 물질을 100% 포집해 지상에서 안전하게 보관하는 게 가능한지 회의적"이라면서 "방사능 누출도 우려된다"고지적했다.

파이로프로세싱의 핵 비확산성에 대해서도 "습식 재처리에 비해 핵확산 저항성이 약간 높을 뿐"이라면서 "추출한 우라늄 혼합물에서도 플루토늄을 전용할 우려가있어 미국 정부는 파이로프로세싱을 재활용이 아닌 '재처리'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용후 핵연료에 포함된 플루토늄은 핵무기로 이용될 수 있어 플루토늄을 분리할 수 있는 습식 재처리 방식은 핵보유국에만 개발이 허용된다.

원자력연이 추진 중인 소듐냉각고속로 건설에 대해서도 "지난 60여년간 세계적으로 100조원 이상 투자했지만 상용 고속로 개발에 실패했다"면서 "프랑스는 7조원을 들여 슈퍼피닉스 고속로를 건설했지만 잦은 문제로 1998년 운영을 중단했고, 독일은 1989년 6조원이 들어간 SNR 고속로를 완공하고도 안전 문제로 운전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파이로프로세싱과 4세대 고속로 도입으로 얻게 되는 사용후 핵연료 처분효과는 미미하거나 불확실하지만 소요 비용은 천문학적"이라면서 "게다가 처리 과정에서 새로운 위험을 가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와 핵없는 사회를 위한 대전공동행동 등도 "파이로프로세싱은 선진국에서도 경제성과 안전성 등을 이유로 이미 포기한 사업"이라며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실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파이로프로세싱은 '제2의 4대강 사업'이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면서 "사용후핵연료 처리의 효용성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국민적 숙의를 충분히 거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명길 의원도 "사용후 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정부의 계획이 타당한지 경제적 효율성과 환경적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해 내년 정부 예산 심의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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