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진 "TV 등 디스플레이 효율 향상 기대"
국내 연구진이 그래핀을 이용해 한가지 물질에서 형광과 인광을 번갈아 발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김보현·전석우 교수 연구팀은 21일 그래핀과 백금 포르피린을 번갈아 쌓는 방법으로 인광과 형광을 모두 낼 수 있는 '그래핀·백금 포르피린 복합체'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신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12월 1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물질이 빛을 내는 현상은 안정적인 바닥상태에 있던 전자가 에너지를 흡수, 들뜬상태로 올라간 후 다시 바닥상태로 돌아가면서 에너지를 빛으로 방출하는 것이다.
들뜬 전자가 빛을 낼 때 높은 에너지 상태로 올라갔다가 바로 떨어지면 형광,좀 더 낮은 에너지 상태로 이동했다가 서서히 떨어지면 인광이 된다.
일반적으로 양자역학·광화학적 조건 때문에 한 물질에서 에너지가 다른 두 개의 빛을 번갈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이 때문에 여러 빛이 필요한디스플레이에는 각각의 빛을 내는 소자나 빛을 걸러주는 필터가 필요하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 문제를 탄소가 6각형 벌집구조 형태로 결합한 단일 원자층두께의 2차원 물질인 그래핀과 백금 포르피린이라는 물질을 샌드위치 쌓듯이 번갈아쌓는 방법으로 극복했다.
백금 포르피린은 강한 인광을 내는 물질로 그래핀 위에 얇게 올리면 빛에 의해그래핀 내부 전자가 집단으로 진동하는 '그래핀 플라즈몬' 현상과 포르피린의 공명에 의해 형광이 강하게 발현되고 인광도 동시에 증폭된다.
실험 결과 그래핀·백금 포르피린 복합체는 기존 백금 포르피린보다 형광은 최대 29배, 인광은 최대 7배 이상 증폭됐다. 또 그래핀 층 숫자를 조절해 빛의 세기를증가시키고 형광과 인광의 발광 비율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유연한 그래핀과 포르피린 복합체 하나로 두 개 이상의 색을 발현할수 있어 디스플레이의 유연성, 회로 효율 등이 매우 높아진다며 TV에서 색을 내기위한 물질 수를 절반 이상 줄여 소자를 단순화하고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기술은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광통신 분야에 사용되는 레이저 기술, 포르피린과 혈액 내 금속의 결합을 색으로 발현시켜 신체 상태를 파악하는 바이오 기술등에도 접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 기술로 인광물질인 백금 포르피린에서 형광을 강하게 증폭시킬수 있게 됐다"며 "이는 단일 발광 소재에서는 한 종류의 빛만 발현 가능하다는 이론을 뛰어넘는 발견"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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