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과학연구원, 경력단절여성 정규직으로 첫 채용
"13년 만에 전공에 맞는 일을 찾았네요. 제게기회를 준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난 1일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정규직 기술원으로 근무하는 조혜리(43)씨.
2012년 4월부터 표준연 기반표준본부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해왔던 그는 이번에 연구원에서 경력단절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정규직에 채용됐다.
그는 현재 색측정의 표준이 되는 표준판의 반사율을 절대적으로 측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조씨는 "계약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셔서 매우 기쁘다"면서 "주변에서도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을 인정해주고 격려해줘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1997년 이화여대 물리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학과에서 조교로 근무해왔던 그는 2001년 8월 출산을 위해 직장을 그만뒀다.
이어 둘째를 낳고 육아에만 전념하다 2006년 남편의 직장을 따라 대전에 정착하게 됐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 엄마의 손길이 없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2011년 여름부터 구직활동에 들어갔지만 쉽지 않았다.
조씨는 "처음에 그만둘 때도 모유수유만 끝나면 일을 해야겠다, 애들을 빨리 키워놓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둘째딸이 초등학교 2학년일 무렵 이제는 괜찮겠다 싶어 전공에 맞는 일을 찾아보기 시작했다"고말했다.
잠시 한 재단법인 사무국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해 봤지만, 이공계 전공자를 요구하는 직종은 찾기 어려웠다.
일반 행정직에 10군데 넘게 지원서를 써봤지만, 이력서조차 받아주지 않는 곳이많았다.
조씨는 "문의 전화를 해 봤으나 지원 대상자가 아니라는 답변만 들었다"면서 "2년 넘게 구인광고를 뒤진 끝에 운 좋게 전공에 관련된 일을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홍석환 표준연 홍보실장은 "우리 연구원은 여성과학자들을 위해 탄력근무제를적용하고 직장 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등 가족친화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경력단절 여성과기인에 대한 채용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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