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IBK·교보·하이투자 등 4개사 우발채무비중 100% 넘어
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보증 업무 관련 우발채무(장래 일정한 조건에 따라 빚이 되는 불확정채무)가 최근 9개월만에 1조원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침체로 우발채무 비중이 높은 메리츠종금증권, IB투자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4개 증권에 대해선 위험관리를 더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주요 우발채무인 채무보증액(ABCP, 계열사 지급보증 포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3조2천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채무보증액은 2014년 말 19조8천906억원에서 2015년 말 24조2천264억원으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서 9개월 만에 9천5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채무보증액은 계열사 지급보증,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매입약정액 등을 포함한 것으로 대부분 건설사 PF와 연관됐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높은 상위 5곳은 메리츠종금증권(298%), IBK투자증권(123%), 교보증권(119%), 하이투자증권(114%), HMC투자증권(88%) 등 순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액 비율(이하 우발채무 비중)이 100%를넘으면 주요 모니터링 대상에 올려 등급 산정에 반영한다.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은 지난해 우발채무액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HMC투자증권의 우발채무액은 지난해 9월 말 6천637억원으로 2015년 12월 말(1조247억원)보다 35% 이상 감소했다. 교보증권과 하이투자증권도 우발채무를 각각 32%,33% 줄였다.
그러나 메리츠종금증권과 IBK투자증권의 우발채무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우발채무 비중은 메리츠종금증권이 2015년 말 295%에서 지난해 9월 말 298%로,IBK증권은 같은 기간 118%에서 123%로 각각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증권업계의 우발채무가 대체로 줄긴 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의 여파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위험 관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지적했다.
안지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증권사의 우발채무 비중이 줄었지만, 의미 있게 줄어든 수치는 아니다"라며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고 있어 증권사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우발채무 비중이 100%를 넘는 4개 증권사에대해선 중점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발채무 규모는 각 사의 위험 관리 강화로 감소 추세를 보이지만 부동산경기가 침체하면 손실 확대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khj9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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