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현재까지 글로벌 증시 움직임을 보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의 부정적 영향은 유로존에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 지역의 주가가 영국 국민투표 이전보다 높은 데 반해 유독 유로존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문제의 진원지인 영국마저도 파운드화 약세에 영란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더해져 주가가 최근 1년 새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유로존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정책 기대감에도 정책 서프라이즈(깜짝 놀랄만한 수준)의 여지가 크지 않은 데다가 최근 이탈리아 은행권 부실 문제가 증시의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글로벌 증시 유동성은 탈 유로존 양상이다. 이 과정에서 신흥국 증시가 선진국증시보다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영국 국민투표 이후 글로벌 증시에서 나타난중요 변화이다.
다른 한편으로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글로벌 유동성의 뚜렷한 변화를 꼽는다면 신흥국 채권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흥국의 주식이나 채권으로의 자금 유입이 이뤄지는 공통분모는 미 중앙은행인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금리 인상 경계감 약화이다.
그러나 신흥국 주식으로 자금이 유입되려면 신흥국의 경기와 기업이익 전망이개선돼야 하는 반면 신흥국 채권은 금리 매력도가 높아 환 손실 부담만 없으면 투자결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따라서 미국 금리 인상 지연과 미국 국채 금리 하락이 달러 가치의 하향 안정화로 이어지는 환경에서 신흥국 채권이 유력한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럽다.
단기적으로 7월 한 달간 이런 흐름에 큰 변화가 있지 않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정책 기대감이 커 이달 하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다.
한국 역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집행에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잔존하고, 어닝시즌(기업 실적 발표 기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기대감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변수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영국이 신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내면서 이르면 9월 전에 브렉시트 절차가본격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재부각될 수 있다는 얘기다.
둘째, 미국 고용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9월 금리 인상 위험이 제기될 수 있다. 8월과 9월 초에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의 중요도가 크다.
셋째, 최근 불거진 이탈리아 은행권 부실 처리 문제의 전개 방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구제금융을 선호하지만, EU는 채권단과 예금자들의 손실 인식(bail-in)을 기본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이를 거부하기는 어려울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예금 이탈로 인한 이탈리아 은행권의 어려움이 더 커질 위험이 있다.
(작성자: 박희찬 미래에셋증권[037620] 투자분석팀장 hcpark@miraeasset.com) ※ 이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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