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 ELS 발행제한 완화 요구에는 "쏠림 여전"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25일 "증권사가 부담한채무보증의 양적·질적 위험 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진 원장은 이날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황영기 협회장과 12개 증권사 대표가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투자 산업 발전 대토론회'에서 "근래 증권사의 전통적 수익원 감소로 채무보증이 새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 원장은 "전체 채무보증의 약 62%인 15조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관련 매입보장 약정 등과 관련돼 있다"며 "부동산 경기 악화, 시장 유동성 경색 등으로 채무보증 이행률이 급증하면 증권사의 유동성과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증권사 전체 채무보증 규모는 24조2천억원으로 2013년 3월 말보다 13조2천억원 증가했다.
작년 말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도 52.6%로 2013년 3월 말보다 19%포인트상승했다.
그는 "다행히 채무보증 이행률 추이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시스템 위험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금융투자업계 스스로 잠재 위험 요인을 분석해 대응하고 내부 통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힘을 쏟아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진 원장은 미래에셋증권[037620]과 미래에셋대우, 현대증권[003450]과 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초대형 증권사가 잇따라 탄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당증권사가 수준 높은 위험 관리 시스템을 갖춰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증권사 대형화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신용 공여, 대형 인수합병 참여, 해외 진출 확대 등의 장점이 있지만 시스템 리스크의 확대와 경쟁 제한 등 부작용도우려된다"며 "대형화를 추진하는 증권사는 수준 높은 위험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수익 추구와 위험 관리 간에 균형을 찾는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 원장은 증권업계에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발행 제한을 완화해달라는 요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쏠림 현상'이 여전한 만큼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그는 "특정 지수 쏠림 심화는 헤지(위험 회피) 과정에서 가격 변동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증권사의 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자자의 특성은 고려하지 않고 단기 성과에만 치중해 유사한 구조의고위험 상품을 양산하는 영업 관행은 불완전 판매로 이어질 소지가 매우 크다"며 경고음을 냈다.
올해 2월 말을 기준으로 전체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 101조4천억원 가운데 홍콩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S의 발행 잔액은 37조2천억원으로 전체의 36.7%를차지하고 있다.
한편 진 원장은 로보어드바이저를 비롯해 핀테크(금융과 테크놀로지의 합성어)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과 관련해 "안정성과 신뢰성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만큼 투자자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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