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003450]을 품에 안은 KB금융[105560]지주가 경쟁자를 제치기 위해 써낸 인수가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장에서는 증권사 인수에 사활을 걸었던 KB금융이 대우증권[006800] 인수전 등에서 잇따라 맛본 패배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무리한 가격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12일 현대증권 지분 22.56%(5천380만410주)를 1조2천500억906만970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의 4.3%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지난달 31일 현대증권 주가(종가 6천870원)를 고려하면시장가치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 KB금융이 2013년 12월 경쟁에서 농협금융에 아깝게 내준 우리투자증권의 패키지 인수가(1조700억원)보다 1천800억원이나 비싼 값이다.
농협금융은 당시 우리투자증권의 지분 37.85% 등을 인수했다.
이번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KB금융은 한국금융지주[071050]와 사실상 2파전을 벌였다.
당초 업계에서는 한국금융지주가 100억원 안팎의 금액 차로 아깝게 현대증권을놓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금융지주 측은 막상 KB금융의 인수가가 공개되자 적잖이 놀랐다는후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금융지주가 제시했던 가격보다 500억~1천억 원가량 많은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KB금융이 너무 비싼 값에 현대증권 지분을 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실제로 현대증권의 작년 말 기준 장부가치는 7천450억원이다.
하지만 KB금융이 이 회사 지분 22.56%를 사들이는 데 쓴 돈은 무려 전체 장부가의 1.68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증권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평균 0.7배 수준인 점을 고려해도 고가 인수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037620]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때도 고가 논란이있었지만 미래에셋이 인수한 대우증권 지분율은 43.0%였다"며 "KB금융의 현대증권인수가는 그보다도 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KB금융이 현대증권의 잔여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우려가 희석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지분 추가 매입을 통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에 제시된 인수가격은 단순히 22.56%의 지분에 대한 프리미엄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은행·증권 결합을 통한 차별화 된 서비스 창출 및 시너지 효과까지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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