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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바고 파기시 전적으로 귀사에 책임이 있습니다.>IT 버블부터 코데즈컴바인까지…깊어가는 불신의 골
관리종목이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코데즈컴바인[047770] 사태'를 계기로 코스닥시장의 신뢰도가 다시 한번 흔들렸다.
코스닥은 경제성장 동력의 한 축인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라는 점에서코스피 시장 못지않게 중요한 주식시장이다.
그러나 잊을만하면 터지는 기업 비리와 불공정 거래, 개인 투자자 위주의 빈약한 수급 구조 등으로 '투기판', ƈ부 리그', '개미 장터'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테마주·작전세력 놀이터"…외국인 비중 10%대 '맴맴' 지난해 코스닥은 7년3개월 만에 700선을 돌파하며 축포를 쐈고 최근 다시 700선재진입을 목전에 두며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특히 이번 코스닥 강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관리종목 코데즈컴바인에 의한지수 왜곡인 만큼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감은 오히려 더 커지는 분위기다.
코스닥은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의 무기력한 몰락 이후 좀처럼 투자자들의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2000년 3월10일 코스닥지수는 IT(정보기술)주에 대한 과열로 사상 최고치(2,834.40)까지 치솟았으나 그해가 채 가기도 전 거품이 꺼지며 최고치에서 80% 이상 폭락한 500선으로 추락했다. 급기야 2004년 8월에는 324.7까지 추락했다.
이후 코스닥은 '개미지옥', '투기장' 등으로 불리며 장기 침체기를 겪었다.
횡령, 시세조종, 주가조작, 분식회계 등 코스닥을 단기적인 머니 게임의 장으로인식한 일부 벤처기업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도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켰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기장이라는 초기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IT버블의 기억이 선명한 상황에서 코데즈컴바인 사태까지 터져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이 더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런 배경에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코스닥 시장 진입을 꺼리고 있다.
지난 18일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지분의 시가총액 비중은 10.19%에불과했다.
금액 기준 매매 비중으로 보면 개인이 87.81%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12%, 4.77%에 그친다.
개인 투자자는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단기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고 시장 분위기에 크게 휩쓸리는 경향이 있다. 코스닥이 작은 충격에도 크게 반응하는 이유다.
실제로 연초 이후 코스닥시장의 회전율(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것)은 114.66%로 코스피 시장(45.08%)의 2.5배에 달했다. 그만큼 단타 매매가 잦았다는 뜻이다.
◇ '코스피와 다른 성격의 시장' 정체성 확립해야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코스피의 ƈ부 리그'가 아닌 고유한 역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코스피에 못 간 기업들의 시장'이 아닌 '코스피와 다른 성격의 시장'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나스닥의 경우 전통적 기술주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등이 건재한 가운데 애플이나 구글 같은 신성장주가 합류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조업 중심의 대형 기업이 포진한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차별화된시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나스닥은 2012년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 상장을유치하면서 뉴욕증권거래소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도 했다.
반면에 코스닥을 대표하던 대형 우량주나 주도주의 상당수는 주가 안정성이나대외 인지도 제고 등을 이유로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했다.
2003년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036570]가 코스피로 자리를 옮겼고 2008년 인터넷 대장주인 NHN 역시 코스피 행을 택했다.
최근에는 코스닥 시가총액 4위의 동서[026960]가 코스피 상장을 위해 코스닥 상장 폐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24위인 한국토지신탁[034830]도 코스피 이전을 추진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대형 우량주가 사라질수록 테마로 구분되는 개별 종목이 시장을 주도하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더 시장 참가를 주저하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최근 6개월 이내에한 번도 분석 리포트를 발간하지 않았거나 분석 대상으로 삼지 않은 코스닥 종목이725개로 전체 상장 종목의 63%에 달한다.
김재준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코스닥 시장 자체가 기술성 있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시장이라는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며 "시장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기술성과 미래를 동시에 갖춘 대형 우량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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